다양한 난청 원인, 소리 찾아주는 청력회복수술은?

입력 2011-12-05 08:01
[쿠키 건강] 군에서 갓 제대한 20대의 K씨가 병원을 찾았다. 어릴 적부터 잘 들리지 않았던 한쪽 귀 때문. 이미 오래전 일로 잘 안 들리는 귀는 못 고치는 걸로 알고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군에서 사격훈련을 하면서 청력이 더 안 좋아진 것 같아 취업을 앞두고 혹시 청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K씨는 고막과 붙어있는 이소골의 기형이 난청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K씨는 이소골을 교체하는 재건수술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정상청력으로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청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어떤 경우 수술로 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소리이비인후과 The Future Center(이어케어 이비인후과 네트워크) 신유리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삼출성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 저하 ‘환기튜브삽입술’로 회복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고막파열이나 중이염처럼 소리를 전달하는 기관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전음성 난청이라고 하며, 달팽이관 내의 청각 세포나 청신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감각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이 중 전음성 난청은 외이나 중이에 문제가 생길 때 나타나는데, 대부분 약물 치료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소아의 전음성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중이염이 대표적이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코에서 시작한 염증이 이관을 타고 올라가 중이로 확산된다. 만약 염증이 진행된다면 중이에서 형성된 액체가 소리의 전달을 방해하면서 경중도의 난청을 일으키게 되고, 이것이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되면 대표적인 난청의 원인이 된다.

삼출성 중이염은 세균 감염, 알레르기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중이 내에 저류액이 생기고 이것이 이관을 통해 배수돼야 하는데 이관의 기능이 안 좋아 중이 내에 고이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소리이비인후과 신유리 원장은 “이러한 삼출성 중이염은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중이 내 저류액의 양이 증가하면 청력장애를 유발하게 되는데, 소아에게 많이 발생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를 위한 가장 적절한 조치는 환기튜브삽입술이다. 신유리 원장은 “환기튜브삽입술은 청력장애를 해결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중이염이 사라진 뒤에도 청력장애나 또 다른 만성중이염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기튜브삽입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중이 내에 고여 있는 액체의 양에 비례해서 청력은 떨어지며, 어릴수록 장기적으로 청력이 떨어져 있을 경우 언어발달장애 등 다양한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이관의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튜브를 끼워놓아 청력회복을 유도해야 한다.

신 원장은 “환기튜브삽입술은 고막에 구멍을 뚫고 환기관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2~3일 이내에 염증이 가라앉게 되고, 청력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며 “중이염으로 인해 고막이 파열된 경우에도 95% 가량 완치될 수 있고, 청력도 거의 정상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소골이 굳어지는 이경화증엔 ‘등골개창술’

성인에게 나타나는 전음성 난청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이경화증이 꼽힌다. 이경화증은 중이 안에 이소골의 하나인 등골이 경화되어 난청이 되는 질환으로, 유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이 되면서 서서히 진행돼 양쪽 귀에 60데시벨의 청력손실까지 일으킨다. 사춘기 전후의 여성에게 발생빈도가 높고, 임신 또는 갱년기에 악화하는 특징이 있다. 이경화증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어서 환자의 90% 이상이 정상 청력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뼈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고 인공 삽입물을 삽입시키는 방법을 많이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약 0.6mm의 최소 절개를 통해 피스톤 모양의 인공삽입물을 넣는 등골개창술을 시행하고 있다. 등골개창술은 청력 내의 기능손실을 최소화하여 만족도가 높고, 수술 후 환자의 약 95%가 만족할 만한 청력을 얻을 수 있다.

◇이소골 고장이 원인이라면 ‘이소골 재건술’

청력을 회복시켜주는 대표적인 수술이 바로 이소골 재건술이다. 이소골이란 고막 안쪽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작은뼈로써 이소골이 손상된 경우 청력 손상의 정도에 따라 이소골 재건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는 소리 전달 뼈나 합성 물질을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다시 심어주는 방법이며, 대부분 귓구멍을 통해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 후 7~10일 후부터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있고 약 1개월 정도가 지나면 청력이 점차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수술로 대부분 청력은 회복이 된다.

중이 안에서 고막과 전정창(前庭窓) 사이에 위치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3개의 작은 뼈로 구성된 이소골이 기형일 경우에도 이소골 재건술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신유리 원장(이어케어네트워크 소리이비인후과 The Future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