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정수기 업체의 정수기물이 수돗물보다 수질이 안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질조사결과 정수기물 상당수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반면 수돗물은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 즉 수돗물이 정수기물보다 수질이 더 깨끗하다는 게 이번 수질조사결과의 핵심이다.
29일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는 수돗물평가위원회의의 용역을 받아 이같은 내용의 서울시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와 수돗물의 수질검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정수기의 구체적인 수질 기준 초과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통해 정수업체들의 수질 기준 초과 수치는 공개를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정수기 업체들은 수질 기준 초과 수치를 공개하든 안 하든 이미 언론을 통해 ‘대장균·세균 정수기’로 보도되면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정수기 업체들은 수질검사의 신뢰성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며 반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홍보담당자는 “왜 우리가 검사하면 정상으로 나오는데 환경단체에서 조사하면 수질불량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신뢰성이 의심 간다”고 이번 수질조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기자에게 “잘못된 수질검사일 수도 있는데 기사를 이렇게 썼느냐”는 식에 핀잔을 주기까지 했다. 회사 입장에선 자사 정수기가 거론되니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이다.
수돗물평가위원회는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에 연구용역까지 주면서 정수기와 수돗물의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정수기의 오염은 수통·노즐·꼭지 등의 위생관리 미흡이라는 소견도 함께 냈다.
“이번조사 서울시에서 한 거 아시죠?” 웅진코웨이 홍보담당자가 마지막에 한 말이다.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가 있으니 정수기 수질을 안 좋게 할 수도 있다는 속내다. 궁색한 변명에 이어 의심까지 홍보담당자의 추리는 끝도 없다. ckb@kmib.co.kr
[기자의 눈/ 조규봉] 정수기업체 홍보담당자의 궁색한 변명
입력 2011-11-29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