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지면 마음도 부러진다?

입력 2011-11-27 10:53

상당수 골절환자 우울증상 등 심리적 고통 경험

[쿠키 건강] 골절 환자의 상당수가 외상 후 신체적인 고통과 함께 우울 증상 등 심리적 고통을 함께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사진․정형외과) 연구팀은 최근 손목 골절로 치료받는 환자 50명에 대해 외상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신체적인 장애와 통증, 우울 증상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손목 골절 환자들 중 70% 이상의 환자들이 골절 직후 우울증에 해당하는 정도의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했으며, 2주 후에도 50%의 환자들이 이러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했다. 또 우울 증상은 골절 이후 6개월이 지나야 대부분 정상 범위로 감소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심한 외상을 당한 환자 또는 하지 손상으로 오랜 기간 거동이 불편하거나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서 우울 증상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낙상 등 비교적 가벼운 손상만으로도 상당한 정도의 우울 증상이 발생하며, 입원 치료도 거의 하지 않고 거동이 자유로운 손목 골절 환자들도 상당수가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구 결과 골절의 심한 정도와 우울 증상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다. 수술한 경우 석고 고정만 한 것 보다 기능적으로는 우수했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우울 증상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환자가 경험하는 주관적인 신체적 통증이 우울 증상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목 골절은 50대 이후 여성에게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상지 외상으로 국내에서 한해 6만 여명이 치료 받고 있다. 최근 수술법 발달로 과거에 비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졌지만, 일부 환자는 상당 기간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문제는 대다수의 환자가 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손목 이외 다른 골절에 대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공현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많은 환자들이 손목 골절과 같이, 심각한 신체 손상은 아니더라도 외상 후 상당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인적인 환자 중심 치료(total care)를 위해 외상 환자들의 심리 상태에 대한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kd조했다. 특히 공 굣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이 우울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통증에 대한 적극적인 재활과 통증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외상 관련 국제 학술지인 ‘손상(Injury)’ 2011년 11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