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상세포 이용 악성뇌종양치료제 임상 승인… 국내최초

입력 2011-11-25 15:18

조경기 분당차병원 교수 주도… 악성뇌종양 환자 생존기간 연장 등 차세대치료제로 기대

[쿠키 건강] 인체 내에 존재하는 면역계 세포인 수지상세포(樹枝狀, dendritic cell)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세포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이 국내 최초로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

CHA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이하 분당차병원)은 수지상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JW크레아젠㈜과 공동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난치성 악성뇌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 주도 임상 1·2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을 주도하게 될 조경기 분당차병원 교수(사진·신경외과장)는 뇌종양 중에서도 특히 신경교종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백혈구의 일종인 수지상세포는 사람의 몸 안에 들어있는 면역계 세포 가운데 하나로 세포모양이 나뭇가지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외부에서 균이 침입하면 면역계에서 침입자를 찾아내 공격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지상 세포 요법은 최근 개발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면역 요법으로 자신의 말초혈액단핵세포(PBMC)를 이용한 기술이다. 암 세포가 환자의 면역 기능을 피하는 원리를 차단해 자신의 면역 기능 체계에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공격을 유도하는 원리다.

먼저 뇌종양 환자의 혈액에 포함돼 있는 말초혈액단핵세포를 추출해 수지상세포를 순수 분리한다. 이를 환자에서 채취한 종양조직과 안전하게 융합시킨 후, 이 항암백신을 다시 환자에게 주사하게 된다. 이 항암백신은 ‘T-림프구’라 불리는 백혈구의 면역시스템에 암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투여된 수지상세포 백신은 환자의 몸 안에서 강력한 항암 면역작용을 유도해 암을 치료하게 된다.

환자의 혈구세포를 이용한 자가유래 면역세포에 바탕을 둔 이 치료법은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나 환자의 고통이 거의 없는 무독성의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으며 암의 전이나 재발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입원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백신을 투여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조경기 교수는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 대한 임상 적용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시도”라며 “광범위한 재발과 전이가 심해 치료가 불가능했던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 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