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보건의료원조, 개도국 지원 첫 결실

입력 2011-11-21 09:50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진, 서울의대서 1년간 연수교육 받아

[쿠키 건강] 보건의료 체계가 낙후된 개발도상국에 한국형 국제보건의료원조 모델이 전수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불과 50여 년전 미국으로부터 보건의료분야 의술과 시스템을 전수받았던 우리나라가 개도국에 선진 보건의료시스템을 전수한 첫 번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임정기)은 21일 의과대학 제1교수회의실에서 한국형 보건의료 원조 모델인 ‘이종욱-서울프로젝트’ 사업 첫 성과로 라오스 국립의과대학 교수 초청연수 수료식과 장비기증식을 연다고 밝혔다.

수료식 대상자는 미생물학, 약리학, 산부인과학 등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진 8명이다. 이들은 2010년 4월 보건복지부와 라오스 보건부 간 양해각서를 체결, 같은 해 10월 서울의대와 라오스 국립의대의 양해각서 체결로 연수가 본격 실시됐다.

라오스 국립의대 8명의 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1월까지 서울의대에서 개인별, 전문과별 교육 및 한국어와 영어 교육, 의학교육과 리더십, 의학연구의 기초, 보건통계와 역학, 의료정책과 지역사회의학으로 이루어진 공통교육을 이수했다.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전(前) 사무총장의 이름에서 따온 ‘이종욱-서울프로젝트’는 서울의대가 1950년대 중반 미국 미네소타대학교가 주도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구미 선진 의료기술을 접하고 국내 보건의료인력 기반을 마련한 것에서 출발했다. 이 한국형 보건의료 원조 모델인 이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보건의료 개발경험을 토대로 한 의료 지식과 기술을 나눔으로써, 개도국의 보건의료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종욱-서울프로젝트’는 초청연수, 장비지원, 방문을 통한 컨설팅 및 공동학술회의, 장기적인 교류를 위한 인프라 구축사업의 4개축으로 구성됐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한국 원조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네소타대학교에 의뢰, 지난 1955년부터 1961년까지 7년 동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등에 교직원 자질향상과 장비지원 등을 목적으로 시작한 교육 지원사업이었다. 당시 226명의 서울대 교수요원이 3개월에서 4년까지 미국 연수를 받았으며, 총 59명의 미네소타대 자문관들이 15일에서 길게는 7년여 동안 한국에 상주하면서 대학 교육체계 전반을 자문하고 지원했다.

이번 수료와 함께 서울의대는 연수효과의 지속을 위해 연수를 마친 교수들이 귀국 후 학술활동 및 진료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각 연수교수들에게 필요한 교재, 초음파 기기, DNA 분석 장비, 학생 실습용 장비 등을 수료식과 함께 전달한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서울의대 교수 4명이 라오스 국립의대를 방문해 워크숍 개최와 현장 교육 및 컨설팅을 한 바 있으며, 앞으로 서울의대 측은 장단기 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교수요원을 파견하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사장 한광수)이 지원하며, 2019년 말까지 총 9년 간 진행된다. 내년에는 7명의 연수생을 선발해 연구 교육을 받게 된다.

임정기 서울의대 학장은 “이종욱-서울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우리가 의료선진국으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돌려주는 위상을 갖는 보건의료분야의 한국형 국제원조의 좋은 모델로 정착 시키겠다”며 “이번 사업으로 한국의 의학, 의료시스템 및 의료기술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