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 이영수 기자] 정부 반값 약가정책에 제약사들 ‘열 받았다’

입력 2011-11-18 11:38

[쿠키 건강]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제약회사들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서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일환으로 18일 오후 2시 장충체육관에서 복지부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철회하라는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의 요지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의약품 지출 비용이 높으니 내년 4월 오리지널 약을 제외한 의약품의 가격을 53.55% 일괄 인하에 보험재정의 안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복지부의 방침에 그동안 정부 정책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였던 제약사들이 이번만큼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모아 적극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복지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약 2만 여명의 실업자들이 발생하게 되며 그 여파는 실업자들의 가족과 관련 업계에도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왔던 결과들이 나타나려는 시점에 매출 감소로 인해 연구개발 투자비용 축소로 해외 유수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므로 약가인하의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다.

또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약가인하 시행 3년 내, 국내 상위제약사 9곳 중 1곳은 도산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이러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제약사들의 연이은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처럼 복지부는 약값의 거품을 걷어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묘수(?)를 내놓았으나, 갑작스런 묘수로 인해 건강보험 납세자들이기도 한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미처 준비 없이 감당해야할 몫이 많아지게 됐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복지부 등 관련 기관에 큰소리를 내지 못했던 제약사들이 드디어 정부를 상대로 한목소리를 내는 계기를 마련됐다. 오늘 오후 2시 장충체육관 궐기대회 이후로 더 이상 정부에 대한 저자세를 버리고 법정소송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과연 오늘 궐기대회가 이후 그동안 참아왔던 쓴소리들을 꾸준히 정부에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지 아니면 잠깐의 일회성 반항(?)으로 끝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