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센터]게임중독 치료 최초의 공간, 중앙대병원 게임 과몰입 치료센터

입력 2011-11-16 10:45

[편집자주]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독자들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우수한 국내 의료진의 진료성과를 알리기 위해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현장 탐방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기획은 환자를 위해 24시간, 48시간 이상의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국내 의료진을 응원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치료 성과를 보유한 다양한 특성화센터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중앙대병원 한덕현 교수, “치료와 연구,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쿠키 건강] 게임으로 인해 학교 생활이 재미없게 느껴지고 게임 속 나의 캐릭터가 죽으면 실제로 내가 그렇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등 게임을 하지 못하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게임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던 중학생이 투신 자살을 하고, 부모를 살해하는 등 게임 중독은 개인을 넘어 사회 문제가 됐다.

게임 과몰입으로 일상 생활에 영향을 받는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설립된 중앙대병원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센터장 한덕현, 정신과 교수·사진).

국내 최초로 중앙대병원에 문을 연 상담치료센터는 게임 과몰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공간이다. 센터 내에는 의료진 5명과 전문간호사 2명 등이 상주하면서 어린이 대상의 놀이치료실, 성인을 위한 가상현실 치료실 등 실질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한덕현 교수는 게임 과몰입과 중독은 엄연히 다르며 게임 과몰입을 정확히 진단해 치료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연구하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는 것이 센터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상담소를 전전하다 갈 때까지 가서 온 이들도 있고 부모의 손에 이끌려 중독이 아닌 데도 중독이라며 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 사람들을 정확히 진단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뇌기능 검사와 MRI 등을 통해 생물학적인 요소와 가족적 요소를 통합한 검사를 실시하고 상담도 병행한다.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상담뿐만 아니라 뇌 기능과 신체 활동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게임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환자 소득수준에 따라 치료비도 지원된다. 뇌 기능 검에 들어가는 치료 비용의 경우 일반 환자는 50%가 지원되며, 저소득층에게는 더 많은 지원 혜택이 돌아간다.

“대학병원 내 센터이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데다 재단의 지원도 받는 것이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센터를 통해 게임 중독과 과몰입의 차이에 대해 사회에 알리고 싶습니다. 중독은 전체 3% 내외로 심한 케이스에 쓰이는 말이고 과몰입은 병증이 아닙니다.”

게임 과몰입 치료, 가족 역할이 가장 중요

한덕현 교수는 게임 과몰입이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장애,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과의 갈등, 불안감 등도 원인이 되며 가장 큰 원인 으로 가족과의 갈등, 가족 내 이해 부족을 꼽았다.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의 관심이 절대적이며 자녀들이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고 아르바이트 같은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정 내에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센터에서는 1년에 최대 100명을 수용하며 5명 내외로 8~12개의 그룹을 만들어 그룹치료를 병행한다. 중앙대학교 체육관을 찾아 농구, 축구 등의 신체 활동을 진행하며 3D 가상현실을 통해 게임에 빠진 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게임에 빠져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하는 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 가족들이 참여하도록 합니다. 치료센터를 벗어나도 문제가 계속되면 중독자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고, 부모의 중립적인 자세가 환자의 향후 상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덕현 교수는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게임 과몰입으로 인해 생겨나는 사회적 문제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임 과몰입만을 전담하는 국내 의료진도 부족하지만 국내 인프라를 갖추고 전문 의료진 확보를 위해 중앙대병원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