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센터] ‘제대혈 A to Z’, 한양대병원 제대혈클리닉

입력 2011-11-29 11:39

제대혈에 대한 궁금중 해결

[쿠키 건강] 일반적으로 ‘제대혈’하면 아이가 태어날 때 탯줄을 잘라 이를 냉동보관하고, 혹시 모를 질병 치료를 위해 이를 보관하는 것 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혈은 이식을 통한 질병 치료는 물론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개발 등 의학과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적용 영역이 매우 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고 막연한 제대혈의 개념을 질병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곳이 ‘한양대병원 제대혈 클리닉’이다. 국내 최초로 제대혈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한 이영호 교수(한양대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소장·소아혈액종양 전문의·사진)가 진료를 담당하는 제대혈 클리닉은 ‘제대혈’ 이름을 붙여 국내 최초로 개설된 클리닉이다.

인터뷰 서두 기자에게 “혹시 기자분은 제대혈 보관 하셨습니까?”라고 물을 던진 이영호 교수는 ‘그렇다’는 기자의 대답에 “왜 보관하셨죠?”라고 재차 물었다. ‘혹시 모를 아이의 건강을 위해’라는 교과서적인 답에 이 교수는 “제대혈 클리닉의 출발은 그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제대혈과 치료에 대한 궁금증 해결

한양대병원 제대혈 클리닉의 출발은 얼핏 보면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이 결국 환자들을 위한 가장 첫 번째 길이라는 점이다.

“제대혈이 무엇인지, 또 어떤 질환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정확한 정보를 환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가족제대혈과 기증제대혈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대혈을 통한 조혈모세포이식은 무엇인지 등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영호 교수는 제대혈 시술과 제대혈 보관, 제대혈과 골수이식을 포함한 조혈모세포 이식 등에 대한 다양한 질환, 치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제대혈 클리닉의 최우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에 제대혈 이식과 보관이 도입된 이후 우리 국민들이 지난 10여년간 제대혈에 많은 괌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의 경우 아직도 제대혈에 대한 정확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판단이고, 이러한 이류로 제대혈 클리닉이 출발했다.

이영호 교수는 1997년 국내에 제대혈은행이 최초로 설립되고, 1998년 국내에서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이(당시 이영호 교수는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시술 함) 시행됐음에도, 관련 업체들에 의한 가족제대혈 보관 중심으로 발전돼 일반인들의 제대혈에 대한 인식은 자가 치료를 위한 보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증제대혈과 자가제대혈을 조혈모세포이식의 치료성적만을 놓고 비교하면 기증제대혈이 치료효과가 높다”며 “가족제대혈은 치료효율면에서 매우 한정돼 있어, 기증제대혈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국내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1988년 세계에서 최로 제대혈 이식을 통한 질병치료가 시작된 이후 미국과 유럽 등은 기증제대혈이 중심이 돼 발전했지만, 국내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가족제대혈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영호 교수에 따르면 현재 제대혈의 환자이식(냉동보관 제대혈 이식) 사례는 국내의 경우 500례, 세계적으로는 30만례가 시행됐으며, 이중 95% 이상이 기증제대혈을 이용해 치료를 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수년 내에 파킨슨병, 알쯔하이머병, 중풍, 심장병 등 성인의 난치병 치료에도 자가제대혈과 기증제대혈이 큰 역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기증제대혈과 제대혈은행이 보다 활성화되고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 가능성 큰 제대혈 연구 강화할 것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제대혈에서 분리된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 개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영호 교수는 제대혈 치료 분야가 이식에서 또 새로운 분야인 세포치료제 개발로 범위가 확장된 것이라며, 제대혈의 또 다른 가능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분야에서 가족제대혈은 큰 의미가 없지만, 세포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본다면 가족제대혈도 긍정적”이라며 “가족제대혈은 세포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한양대병원 제대혈 클리닉이 실시중인 ‘자가제대혈을 활용한 소아 뇌성마비 환자에 대한 신경세포 재생 치료’의 임상시험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이영호 교수는 현재 임상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일부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 될 것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임상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혈과 제대혈 치료, 조혈모세포 이식 등에 대한 정확한 의학정보를 환자와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자 특화 전략입니다. 또한, 조혈모세포이식, 세포치료분야에서의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장기적인 목표이죠.”

기증제대혈 활성화와 자가제대혈을 활용한 소아 뇌성마비환자 치료 중점을 두고 다양한 제대혈 관련 치료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이영호 교수는 한양대병원 제대혈 클리닉의 장기 계획중 하나로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 공공성 강화를 꼽았다.

이영호 교수는 “국가가 운영, 관리하는 기증제대혈은행을 활성화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충분한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그러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양대병원 제대혈 클리닉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용어]제대혈=제대혈은 신생아 출행시 버려지는 태반과 탯줄에서 얻어지는 혈액으로 제대혈 속에 피를 만들어내는 조혈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신경, 근육, 혈관, 연골 등을 만들 수 있는 중간엽줄기세포도 들어 있다. 따라서 제대혈은 백혈병과 악성질환의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 이식에 이용되고 있다. 또 세포치료의 중요한 자원으로 소아나 성인의 각종 난치성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어 장기간 냉동 보관했다가 미래에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