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암(癌) 치료에 대한 ‘불편한 진실’

입력 2011-11-15 14:47

[쿠키 건강] 당신이 만약 병원에서 포기한 말기암 환자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한방치료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렇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지막 ‘발악’과 비슷하다. 달리 말해 말기암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방치료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과학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치료법을 가지고 감히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사들은 한방 암 치료에 오해가 환자 스스로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이승환 내편한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한방을 통한 암 치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Q. 한약이 암세포를 키운다는데?

A.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역시 한약이 암 세포를 키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 과학적이지도 한의학적이지도 않은 잘못된 생각이다. 암세포는 열 방출 능력이 떨어져 심부열을 올리는 한약재를 통해 적정 수준의 체온을 유지시켜주면 암세포만 파괴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심부열을 높이면 면역력이 좋아진다. 실제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환자의 체온은 대체로 정상인보다 낮았다.

Q. 침·뜸이 오히려 통증을 더 악화 시킨다던데?

A. 한약 이외에 침·뜸은 암 환자의 통증 컨트롤에 좋은 수단이 된다. 이와 관련해 한의학에서는 통증의 원인을 기혈순환의 문제에서 찾는데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는 침구치료가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한다는 내용은 잘못됐다. 침·뜸 시술 도중 통증을 느끼는 암환자가 간혹 있지만 이는 막힌 기혈을 뚫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침·뜸 치료의 목적은 막힌 기혈을 뚫어 순환을 촉진시키는데 있다.

Q. 한약은 간독성 유발자?

A.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한약복용을 금지시킨다. 한약으로 인해 간수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감 탓인데 한의원에서는 간암환자를 비롯해 간독성이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절대로 간에 부담을 주는 약재를 처방하지 않는다.

Q. 한·양방 협진은 치료효과 반감시킨다?

A. 방사선 치료 후 암환자의 체력저하와 기력손상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초기암환자의 경우 별다른 문제는 없지만 말기암환자의 경우 방사선 치료를 끝까지 받을 체력이 소진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때 한방 암 치료를 병행하면 체력을 빨리 회복시키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한방에서 암을 보는 시각은 양방과 많이 다르다. 이승환 원장은 “이같은 양한방의 시각차는 양방이 암을 발암물질에 의해 형성된 인체의 국소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과 달리 한방에서는 면역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난 전신질환의 일종으로 보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