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조주영 교수, 국내 최초 식도무이완증 내시경술 성공

입력 2011-11-15 11:33

[쿠키 건강] 식도의 기능 이상으로 음식물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식도무이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줄 수 있는 내시경 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팀(조원영·심광연·엄욱현)은 최근 식도무이완증 환자의 식도 점막에 구멍을 내고 식도근육을 절개하는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사진 참조)

조주영 교수팀은 32세 남자 환자인 김모 씨에게 지난 1일 내시경 수술을 실시했다. 김 씨는 8년 전부터 식이 섭취에 장애가 생기면서 체중이 20킬로그램 이상 줄고, 5년 전부터는 죽과 물은 물론 침을 삼키기도 어려웠다. 김 씨는 수술 3일 후부터 죽을 먹기 시작했고, 5일 후부터는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전에는 침 조차 삼킬 수가 없었는데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침을 삼킬 수 있었다. 너무 행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식도무이완증은 식도 내부 평활근 운동 질환으로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하부 식도 조임근의 이완이 없고, 중간부위는 식도 연동운동을 하지 못해 음식물을 삼킬 수 없게 되는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식도가 깔대기 모양으로 바뀌고 완전히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식도 내부에 음식물이 고이고 통증을 유발하며, 심하면 식도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매년 500여명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인구 10만명 당 1명의 발생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러한 식도무이완증 치료를 위한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은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흉부외과 수술과는 달리 피부와 갈비뼈를 절개하지 않고 몸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 선택적으로 근육을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적고 회복기간도 짧다.

지금까지 식도무이완증은 보툴리늄 독소(보톡스) 주입법이나 내시경 풍선확장술, 외과적인 수술로 치료를 해 왔다. 하지만 보튤리늄 독소 주입법은 치료효과가 일시적이고 재발률이 높은 단점이 있으며, 풍선확장술도 식도에 구멍이 생기거나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또 흉부외과 수술도 역류성 식도염이나 소화성 협착, 체외 흉터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조주영 교수는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은 일본에서도 한 개의 대학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운 시술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시도가 있었지만 완벽하게 성공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식도무이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