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유발? 실제 과민반응 낮아

입력 2011-11-15 09:35
음식으로 아토피피부염 악화 경험 44.2%, 실제 음식과민반응 양성은 7.4% 그쳐

[쿠키 건강] 우리가 먹는 음식의 일부가 아토피피부염 유발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음식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아토피피부염으로 먹는 것을 제한할 경우,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미용성형센터 박천욱 교수는 2세부터 18세까지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음식 과민반응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박 교수 조사에 의하면 ‘EASI(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점수’로 판단한 중증도 상 43명(45.3%)은 경증, 36명(37.9%)은 중등도, 16명(16.8%)은 중증으로 확인됐다.

박천욱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음식 과민반응’ 연구 논문을 지난 10월 개최된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우선 조사를 위해 박천욱 교수는 이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통해 과거에 음식 과민반응을 겪었던 경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의 44.2%인 42명이 과거 경험상 음식 과민반응이 있다고 답했다. 음식 과민반응을 나타냈다고 응답한 음식들은 달걀(13명, 13.7%), 돼지고기(9명, 9.5%), 우유(8명, 8.4%)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에게 경구 음식유발검사(open oral food challenge)를 시행한 결과 조사대상의 7.4%(7명)에서만 음식 과민반응 검사에 양성반응이 나타, 경험에 따른 답변과는 36.8%포인트의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조사 결과 이들이 양성반응을 보인 음식 역시 경험에 의한 것과는 차이가 있었으며, 실제 음식유발검사 결과로 달걀(3명), 우유(2명), 돼지고기(1명), 땅콩(1명) 순이었다.

이에 대해 박천욱 교수는 “음식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비율과 실제 음식 과민반응이 나타난 경우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많은 소아청소년기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음식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많은 환자들이 아토피피부염 증상악화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실제 검사 결과에서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박천욱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피부염 악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유, 달걀, 돼지고기 등은 아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아토피피부염이 있다고 근거 없이 무조건적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소아청소년기 성장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음식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식이제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