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인간의 욕구 중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지극히 당연한 감정인데요. 호감을 느끼는 상대방과 나누고 싶은 가장 개인적이고 친밀한 대화가 바로 이 성(性) 아닐까요?
과거, 성은 그저 숨기고 감춰야만 미덕이었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자유롭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는 요즘이죠.
하지만 성추행, 성폭행 등과 같은 성범죄들은 물론 무분별한 성생활로 인한 낙태까지. 끊이지 않는 성 관련 사회문제들이 현재 우리의 성의식 점수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성폭력의 실태>
▷ 성 범죄율 세계 2위
▷ 성인 여성의 30%가 과거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성추행 경험
▷ 연간 25만~35만 건 발생
▷ 성폭력의 다양화, 연소화, 흉포화
<청소년 성범죄 실태>
▷ 강제추행 피해 13세 미만 청소년이 70%
▷ 성범죄 피해아동 평균 13.2세 어려짐
▷ 청소년 음란물 노출 세계 1위,
▷ 청소년에 의한 성범죄가 22%
특히 이러한 사회 환경 속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성관련 범죄들이 빈번하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그렇다면, 현재 우리 청소년들에게 행해지는 성교육. 현실은 어떨까요?
Q) 성교육 받아본 적 있어요?
학생1) 없어요.
Q) 성교육 받아본 적 있어요?
학생2) 없어요.
Q) 성교육 받아본 적 있어요?
학생3) 아니요, 없어요.
Q) 한 번도 없어요?
학생3) 네.
Q) 청소년기 성교육이 왜 중요한가요?
A) 이현숙 대표 (탁틴내일)
청소년들이 성교육이 굉장히 중요한 건, 성과 관련된 자기가치기준을 세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그리고 성과 관련된 사건, 사고들도 몰라서 어하다가 사건들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것은 꼭 큰 사건이 아니라 크고 작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이 서있지 않으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성교육이 굉장히 중요하죠.
Q)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주소, 어떻다고 보십니까?
A) 우리나라 성교육은 예전에 비하면 훨씬 많이 좋아졌고,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프로그램도 많이 개발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정의무교육시간이라기보다 지침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의 의지에 따라서 혹은 보건 선생님들의 의지에 따라서 굉장히 잘 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고 형식적으로 하는 곳도 있고, 그래서 그게 잘 되어 있다 혹은 못 되어 있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는 올해, 조사한 것에 따르면 10시간 하라고 되어 있지만, 평균적으로 5.3시간 정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입시와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성에 대한 개념부터 올바른 식까지 제대로 알려줄 여유가 없었던 기성세대의 책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렇다면, 제대로 된 성교육,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오늘 함께 체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곳은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청소년성문화센터인데요. 청소년성문화체험관. 성문화를 체험한다고 하니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Q) 청소년성문화체험관은 어떤 곳인가요?
A) 정태경 실장 (청소년문화센터)
저희 컨셉은, 지하에서는 생애주기 속에서 태어나면서 아이가 사춘기 이전에 경험되어 지는 성을 이야기 한다면, 여기 체험관에서는 사춘기 이후에 경험되어 지는 성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성에 대한 이야기를 섹슈얼리티(Sexuality)라고 하는데요. 생애주기 속에서 성을 어떻게 아이들이 바라봐야 하는지, 또 어떤 관점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들도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시기에 맞는 건강한 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들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이야기하고요.
이 청소년성문화체험관은 제1체험관과 제2체험관, 두 개의 체험관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각 테마마다 자신의 성에 관한 권리는 자신에게 있다는 성적자기결정권과 생명의 존엄성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습니다.
실제 자궁을 묘사한 공간에서 생명 탄생의 신비와 소중함을 깨닫고, 내 몸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몸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를 담기도 하는데요. 성교육이라고 해서 바로 직접적인 것들을 알려주기보다 인간의 탄생부터 성이라는 것이 우리 몸의 일부라는 근본 사실까지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것이죠.
Q) 역할극은 왜 하는 것이고, 성교육에서 어떤 도움이 되나요?
A) 정태경 실장 (청소년문화센터)
자궁 방에서는 엄마 몸속에 있을 때의 성장하는, 태아의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엄마의 역할, 아빠의 역할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 해줘요. 그리고 그 안에 있을 때의 느낌을 최대한 이야기를 해주죠.
자, 이제는 제 2 체험관으로 자리를 옮겨서 관계 속에서의 성을 살펴보기로 하는데요.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 있고, 고민하는 이성교제와 스킨십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까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성과 관련된 고민과 문제를 이야기하고,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게 되는데요.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을 올바로 바라보게 됩니다.
A) 이현숙 대표 (탁틴내일)
교육 효과적으로 봤을 때는 참여 수업이 가장 좋고요. 사실 성교육의 핵심은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말 할 수 있고,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러려면 역할 놀이라든지 아니면 교구를 활용하든지 다양하게 아이들의 참여를 통해서 이런 저런 자신의 생각들을 교환할 수 있는 교육이 되는 게 살아있고 효과적인 교육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성관계나 피임,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 학교에서 들었던 성교육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 낯설지는 않았을까요?
Q) 친구들과 이렇게 성교육을 받으러 오니까 어떤가요?
학생1) 즐거워요.
학생2) 성에 대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것 같아요.
학생3) 피임하는 거 보니까 어떻게 하는지 알겠고,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숨을 쉬고, 밥을 먹고, 눈물을 흘리고, 기뻐하는 일처럼 성은 우리가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자 욕구이고 그러기에 또 아름다운 것임을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시간이 일 년에 단 한 번, 어쩌다 이벤트 성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겠죠.
Q) 우리나라 성교육의 지향 점을 제시해주신다면?
A) 이현숙 대표 (탁틴내일)
사실, 성교육이라는 것은 가치관 교육이고, 철학교육이거든요. (우리가) 매 순간 살면서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는데 성에 대해서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세워주는 것이고, 그래서 그 내용 안에는 생물학적 성과 건강 뿐 아니라 사회, 법, 미디어 등 전반적인, 인과 관계에 대한 부분들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성교육 내용이에요. 아이들이 그 때 그 시기에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사실 굉장히 중요합니다.
인생의 꽃, 사춘기... 그 위태롭지만 아름다운 꽃이 제대로 된 성교육과 성문화로 가장 빛나는 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밝은 곳에서, 더 많이 대화하고, 또 아이들에게 성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좀 더 많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다음 주 <정신건강 프로젝트>...
올바른 성문화 만들기, 그 두 번째 시간,
"성인들을 위한 성교육, 오춘기의 性"으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