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 건강은 이제부터 챙겨라

입력 2011-11-13 11:45
수능 후 졸업전 2~3개월 스스로 건강 챙겨야

[쿠키 건강]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졸업과 입학을 앞둔 2~3개월 동안 자칫 풀어진 마음으로 수험생들의 건강이 사각지대에 놓인다. 수능이 끝났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낼 거라는 안도감에,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입시 후 수험생들의 건강이다.

하지만 건강상태 점검과 관리 관점에서 보면 이 시기는 입시를 준비할 때 못지않게 중요하다. 김미영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입시전형이 상대적으로 먼저 끝난 수험생들은 오랜 스트레스와 긴장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후로는 대학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들떠 소중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허비하기 쉽다”며 “이 기간은 건강한 대학생활 및 사회인이 되기 위한 기초공사를 다지는 기간으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잘 활용해댜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리듬 회복과 기초체력 단련

수험생활로 매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던 입시 준비기와는 달리 지금은 본인이 스스로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 갑자기 늘어난 자유시간과 입시 부담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늦잠을 자고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저녁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늦게 잠자리에 드는 등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이처럼 깨진 리듬을 돌이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활동량이 적어 떨어져 있던 체력을 적절한 수면과 운동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또 평소에 하지 못했던 취미활동이나 운동, 여행 등을 통해 적당한 긴장을 주는 생활도 도움이 된다.

대학생활은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음주, 흡연, 불규칙적인 생활, 운전 등 많은 건강위험요소들이 잠재돼 있다. 미리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질병 예방을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입시 준비로 인해 기초체력이 저하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트레스, 신체활동의 감소와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한 비만, 빈혈, 기능성 위장장애 등의 질병은 이 시기에 검사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이미 기존 질환이 있는 경우도 이 시기에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미리 건강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또 평상시 시간내기가 힘들었던 안과, 치과, 피부과 등의 진료 및 시술을 받는 것도 좋다.

◇흡연습관 탈출기

흡연자의 반 정도가 19~24세에 흡연을 시작하고 35% 정도가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한다는 국내조사에서 보듯 청소년 흡연 문제가 심각하다. 입시 후 여러 종류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중, 고등학생 때 배우기 시작한 담배를 끊기는 커녕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던 학생들도 이 시기에 담배를 배우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흡연을 시작하면 담배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가 더 크다. 흡연 행위는 니코틴 중독이므로 한 번 빠지면 금연을 결심하기는 매우 힘들다.

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누적된 흡연의 양에 따라 여러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볼 때, 흡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시기가 금연을 할 수 있는 적기”라며 “만약 혼자만의 의지로 금연시도가 힘들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금연에 대한 처방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비만 극복하기

수험생 때는 반복되는 과중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신체활동의 감소 등 비만해지기 쉬운 요소를 고루 갖춘 시기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대입전형을 앞둔 지금도 늦은 취침과 기상, 무기력한 느낌으로 활동량 감소, 잦은 외식의 기회 등은 오히려 비만을 더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야 말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오히려 비만에 빠지기 쉬운 위험한 시기인 것이다. 간혹 수능시험이 끝나고 대학입학이나 재수 시작까지 약 3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살을 빼려는 기회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비만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므로 이 시기는 바른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 등의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비만탈출의 준비시기라고 보는 것이 좋다.

비만은 과도한 에너지 섭취와 감소한 에너지 소비가 주된 원인이 되므로 우선 전체 에너지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사탕, 과자류, 탄산음료, 라면, 햄버거, 튀김, 피자 등 당분이 과다하거나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해조류, 신선한 녹황색 채소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1gm당 7칼로리의 열량을 갖고 있지만 영양가가 별로 없는 식품에 해당된다.

반면 함께 먹는 안주들이 칼로리 섭취를 높인다. 잦은 음주 기회는 비만을 조장하게 되므로 술자리를 피하거나 과음을 삼가는 것이 좋다.

식사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수영, 에어로빅댄스, 배드민턴, 탁구, 줄넘기, 테니스, 스쿼시 등 우리 몸의 큰 근육들을 움직여주는 유산소 운동을 최소한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정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미영 교수는 “입시준비기간 동안 거의 쓰지 않던 근육들을 한꺼번에 갑자기 사용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운동 빈도나 기간, 강도를 낮은 상태에서 점점 자신의 상태에 맞게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옺했다.
쉬운 예로 계단 이용하기, 대중교통 수단 이용하기, 집안일 거들기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일부 여학생들은 군것질, 신체 활동량 감소, 사춘기의 호르몬 분비 등으로 인해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단식이나 지나친 절식, 무분별한 약물복용을 통한 다이어트 등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일시적 체중감소 후에 요요현상이 생길 위험이 있고, 기초체력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만약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 이뇨제나 하제의 남용, 체중 증가에 대한 과도한 공포, 절식 후 폭식, 폭식 후 구토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신경성 식욕 부진증이나 대식증과 같은 식이장애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청소년기의 비만은 이후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성인기의 만성질환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비만 관련 합병증 여부나 2차적 원인으로 인한 비만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여 기본적인 검사와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도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