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염기서열 기술을 이용해 1회 혈액검사만으로 희귀 근육병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방법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채종희(사진 왼쪽), 임병찬 교수(오른쪽)와 서울대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서정선·김종일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해 1회의 혈액 검사만으로, 희귀근육병 중의 하나인 ‘듀센형 근이영양증’을 확진하는 새로운 유전자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지금까지 듀센형 근이영양증은 근육 조직검사를 포함해 2가지 이상의 유전자 검사방법을 사용해야 확진이 가능했다. 근육조직검사는 허벅지 안쪽에 3cm 정도를 절개해 쌀알 보다 조금 큰 정도의 근육조직을 떼어내 분석하는 검사다. 이 검사는 1박 2일 간의 입원과 국소마취 등 진단 과정에서 환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25명의 듀센형 근이영양증으로 확진 받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차세대 염기서열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에 전통적인 근육조직검사를 포함한 2가지 이상의 유전자 검사방법과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법을 비교한 결과 일치도가 99%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새로운 검사방법에 의해 1회의 혈액 검사 만으로 전체 환자의 진단이 가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적용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은 많은 양의 유전체 정보를 이전 방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해석해 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바탕으로 다른 근육병의 유전자 진단에도 이용할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선 교수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한국인 및 아시아인의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네이처와 네이처제네틱스 등 최고 권위의 학술잡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연구 성과를 인정 받은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을 실제 환자 진단에 응용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연구는 의학 유전학 분야의 학술잡지인 Journal of Medical Genetics 2011년 11월호에 편집자 선정(Editor’s choice)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표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2008년부터 서울대병원이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여중인 보건복지부지정 희귀질환진단치료기술 연구사업단 지원으로 이뤄졌다.
채종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듀센형 근이영양증을 진단하는데 있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보다 간편하게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 가족 상담 및 맞춤형 유전자 치료 등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차세대 염기서열 기술 활용, 희귀 근육병 진단법 개발
입력 2011-11-09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