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1차 치료제, ‘SSRI’가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

입력 2011-11-08 11:35
꾸준한 항우울제 복용이 치료효율 높고, 재발률 낮아

[쿠키 건강] 우울증 치료를 위한 약제중 세로토닌 선택적 재흡수 억제제 일명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제제가 항우울제 순응도와 우울증 재발과의 관련성을 고려했을 때, 우울증 1차 치료제로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또 우울증은 의사의 처방에 따른 꾸준한 복용만이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임의로 투약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 보건서비스분석실은 국내 우울증 치료현황과 경제성 분석을 위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이용해 우울증으로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 6만6838명에 대한 처방양상, 투약기간, 재발 관련성, 순응도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SSRI제제와 삼환계 항우울제(TCA Tricyclic antidepressants), 새로운 항우울제(NADs. New Antidepressants) 등 항우울제 계열별로 순응도와 재발 사이의 관련성을 반영한 비용효과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분석에서 첫 항우울제 계열만 지속적으로 복용한 경우, 다른 계열과 병용한 경우, 다른 계열로 변경한 경우 등을 모두 반영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 치료시 첫 약물로 SSRI군 항우울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TCA군의 항우울제는 SSRI군에 비해 우울증 재발 예방효과는 낮으면서 치료비용은 오히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NADs군의 경우 SSRI군에 비해 우울증 재발 예방효과는 좋았지만, 치료비용이 많이 들어 SSRI군으로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비용대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보험자 관점, 의료기관 종별, 비약물적 치료법 병행여부, 순응도, 재발에 대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항우울제 잘 복용해야 재발 위험 낮아진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항우울제를 잘 복용할 수록 우울증 재발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우울증 재발’은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 우울증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경우, 자살을 시도한 경우, 항우울제 중단 6개월 이후 다시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경우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다양한 약제가 진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의료진에 따라 처방하는 양상도 다양한 실정”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입장에서 가장 적절한지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질환이 대부분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치료효과가 나타나지만,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하면 다른 어떤 질환보다 치료효과가 좋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환자들의 약물순응도 분석결과 항우울제를 꾸준하게 복용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 중 90일 동안 항우울제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는 29%(90일 기준 Medication Possession Ratio 이하 MPR)에 불과했다. 과거 우울증으로 진단받아 진료를 계속 받아오던 환자들도 항우울제를 제대로 복용하는 환자는 34% 정도였다.(180일 기준 MPR)

반면, 항우울제 복용 순응군이 비순응군에 비해 우울증 재발위험은 35.4% 낮았으며, 우울증 치료에서 개인정신치료, 집단정신치료, 가족지지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법인 정신요법을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항우울제 투약순응도가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훈 보건의료연구원 보건서비스분석실장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오랜 기간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약 복용을 환자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임상적으로 1차 약물로 SSRI 단독요법을 추천할 수 있지만, 심한 불안감이나 불면증,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등 환자상태에 따른 임상적 판단으로 다른 계열의 항우울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