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사회 초년생인 연은정 씨(26)는 가벼운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 같아 영양제와 철분제를 사서 아침, 저녁으로 복용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어지럼증은 여전하다. 오히려 빈도가 잦아졌고 증세가 심해지면서 소화도 잘 안 된다.
어지러우면 빈혈? 일상 속 어지럼증은 빈혈 가능성 낮아
사람들은 어지럼증이 생기면 가장 먼저 빈혈을 의심하게 된다. 때문에 현기증이 생기면 무조건 빈혈이나 영양부족이라는 생각에 철분제나 영양제를 먹는다. 물론 빈혈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빈혈이 어지러움을 유발 시키려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7.0 이하로 낮아야 한다. 이는 급성 출혈이나 중증 질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수치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어지럼증 대부분은 빈혈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지럼증을 빈혈이나 영양부족과 관계짓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사회적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분석이다. 20세기 초 가난과 혼란의 시대를 지나면서 ‘현기증=영양부족’이라는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지럼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 술을 많이 먹거나 스트레스, 과로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서는 뇌혈관이나 전정신경계의 문제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세란병원 뇌신경센터 & 어지럼증 클리닉 박지현 부장은 “어지럽다는 것은 분명한 우리 몸의 이상신호인 만큼 증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지럼증, 전문의 진단은 필수
이처럼 어지럼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의 경우 구분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나 반복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반드시 정확한 진찰과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어지럼증만을 전문적으로 진단, 치료하는 센터나 클리닉들이 생겼다. 전문센터에서는 영상안진검사(VNG)나 동적자세검사기(CDP) 등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한 검사만으로 어지럼증의 원인과 균형감각의 문제를 분석, 진단하고 있다.
또 만성적인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균형감각재활프로그램(balance retraining therapy)도 도입되고 있다. 이는 환자에게 개별적으로 맞춰진 치료시스템으로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훈련시켜 중추신경의 통합기능을 강화하는 치료 방법이다.
박지현 부장은 “어지럼증은 많은 연구와 함께 질환 자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 많은 이들이 어지럼증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진단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어지럼증은 뇌신경계와 관련된 질환인 만큼 신경과 전문의를 통한 신속한 진단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어지러우면 빈혈? 무조건 약 복용은 ‘금물’
입력 2011-11-08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