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자 10명 중 2명 관절도 함께 아파”

입력 2011-11-08 07:10

하이병원 내원환자 조사결과… 척추이상 있으면 관절질환 발병률 높아

[쿠키 건강] 척추질환자 10명 중 2명은 어깨나 무릎, 발목 등 관절부위도 함께 통증을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이병원은 최근 6개월간 내원환자 3254명을 대상으로 통증부위를 조사한 결과 약 20%(649명)가량이 척추질환과 함께 어깨, 무릎, 발목 등 관절부위에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하이병원은 이러한 배경에 대해 척추의 이상이 신체불균형을 야기해 관절 특정부위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이동걸 하이병원 원장은 “일자허리·흉추후만증처럼 척추에 이상이 있으면 몸의 중심이 틀어져 신체불균형이 생기고 이로 인해 평소 서있는 자세가 새우처럼 구부정해 지거나 보행법이 불량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사소한 습관이 장기화되면 무릎이나 발목, 어깨 등의 관절특정부위에 체중부하가 집중적으로 가해져 주변 근육과 인대를 손상시켜 질환 및 통증 발병률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머리와 복부가 몸의 앞쪽으로 나오고 등이 굽은 형태의 흉추후만증의 경우 척추기립근과 능형근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반대로 엉덩이는 뒤로 빠지면서 주변 근육이 약화돼 고관절(대퇴부뼈) 통증을 초래하게 된다. 또 일자허리환자의 경우에는 골반이 점점 위로 올라가고 고관절은 바깥으로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영향으로 점점 골반의 방향도 틀어지면서 팔자걸음이 되고 관절에 지속적인 하중이 가해져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 시키게 된다.

노년층의 대표적 허리질환인 ‘척추관협착증’ 역시 관절통을 유발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을 때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평소 허리가 심하게 굽어져 있는 것이 특징. 이 때문에 척추 전체가 지탱해야 할 하중이 허리와 골반, 다리 부위로 집중되면서 각종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처럼 척추의 구조적 이상은 신체역학과 보상작용에 의해 관절에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척추에서 기인한 신체변형이 몸 이곳저곳에 연쇄작용을 일으켜 척추질환과 관절질환을 갈수록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이 원장은 “팔자걸음이 지속되면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후관절에 염증이 생겨 요통을 증가시키고 자세는 더욱 불량해져 관절질환도 함께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게 된다”며 “평소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경우 즉시 치료하고 무거운 짐을 한쪽 손으로만 들거나 짝다리 서기, 다리 꼬고 앉기, 좌식생활 등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습관을 피하고 바른 보행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법으로는 척추암성통증, 퇴행성질환,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등 다양한 척추질환에 적용이 가능한 감압신경성형술을 들 수 있다. 감압신경성형술은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입하는 방법. 디스크(추간판)와 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 사이에 약물을 주사해 수술 없이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장기간 방치로 인해 척추관의 협착이 심하거나 탈출된 디스크의 신경압박이 과도한 수준이라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한편 척추와 관절건강을 지키기 위한 올바른 보행 자세는 머리를 곧게 펴고 시선은 전방을 바라보며 걸음걸이는 11자 걸음에서 15~20도쯤 벌어진 상태로 걷는 것이 좋다. 보폭은 자신의 신장에서 100㎝를 뺀 정도가 적당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