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m이상 거대 ‘전이성 뇌암’, 감마나이프 치료 효과적

입력 2011-11-07 14:24
서울의대 연구진, 10년 이상 환자 추적연구 결과 제시

[쿠키 건강] 암이 뇌로 퍼져 수술 이외에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었던 거대 ‘전이성 뇌암’ 치료에 감마나이프가 효과적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의과대학 김동규(서울대병원 신경외과)·한정호(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09년까지 3cm 이상의 전이성 뇌암 환자 80명에게 감마나이프 치료를 시행하고, 생존율과 신경학적 증상 호전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평균 생존율은 8개월이었고, 1년 생존율은 39.2%였다. 또 60%의 환자에게서 1~4개월 이내 신경학적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거대 전이성 뇌암 환자에게 감마나이프 치료가 수술에 필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Biology·Physics’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전이성 뇌암’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발생한 암이 뇌로 전이된 것으로, 전체 암환자의 약 20~40% 정도에서 발병한다. 주로 암 치료 경과 중 말기에 발생하며, 국내에서만 연간 3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전이성 뇌암은 예후가 나빠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평균 생존기간이 1개월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직경 3cm를 초과하는 거대 전이성 뇌암은 대부분 편마비나 의식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해, 즉각적인 수술 이외에는 다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거대 전이성 뇌암은 즉각적인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대부분 말기 암환자에게 발생하고, 환자가 고령일 경우 전신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술 위험이 높아 치료를 시도하기 어려웠다.

반면, 감마나이프는 머리를 열지 않고 감마선을 쪼여 뇌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술보다 환자의 부담을 덜고 전신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시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종규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거대 전이성 뇌암에서 감마나이프 치료효과를 입증하여 전이성 뇌암 치료에 새로운 지침을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감마나이프는 주로 종양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이성 뇌암의 경우에는 3cm 이상의 큰 크기라도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수술 치료에 앞서 감마나이프 치료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정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도 “감마나이프 치료를 하더라도 전이성 뇌암 주변에 일시적인 부종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신경학적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숙련된 신경외과 의료진과 상담 후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