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병원 수술환자 조사결과… 잘못된 생활습관·운동·생활사고 원인
[쿠키 건강] 30~40대의 나이에 무릎이 아프면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을 경우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나이대에 관절수술을 받은 과반수 이상이 연골질환이며 대부분 사고나 외상없이 병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관절치료전문 세정병원은 30~40대 관절수술 환자 9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1.1%인 587명이 연골질환(연골연화증,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 등)이었다고 7일 밝혔다.
3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질환으로는 연골연화증이 33.3%(3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이 27.8%(267명)로 뒤를 이었다.
발생 원인으로는 연골연화증의 경우 무려 60%(192명)에 달하는 환자가 사고나 외상없이 병이 나타났으며 운동 및 생활부상으로 발병한 환자는 35%(1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 환자의 경우 운동 및 생활부상이 47.2%(126명)였고 사고나 외상없이 발병한 환자가 46.4%(124명)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부상을 입은 운동은 축구, 자전거, 등산, 농구, 스키, 스노보드, 족구 등이었고 생활에서는 넘어짐, 접질림, 부딪힘 등이 원인이 됐다.
고재현 세정병원 원장은 “기존에 부상을 입은 경험이 없으면 ‘별 탈 없겠지’ 싶은 마음에 병을 방치하다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고나 외상이 없어도 무릎을 오래 구부리거나 쪼그리고 앉는 등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세 등으로 연골손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연골연화증= 3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연골연화증은 무릎 내 슬개골(접시모양의 뼈) 하부의 연골이 탄력성을 잃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무릎 앞쪽의 둔중한 통증과 관절 무력감을 동반한다. 또 오래 구부리고 있으면 무릎이 아프고 무릎을 쭉 펴면 통증이 다소 완화된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좌식생활이 어려우며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내리기 힘들다.
연골연화증은 증상이 미미하다면 가급적 무릎을 펴고 앉는 등 자세교정을 하고 약물 및 물리치료로 호전을 볼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낫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으로 병변이 있는 부위를 절제하거나 슬개골 관절 면을 고르게 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키는 수술을 한다.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 반월상연골은 무릎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서 관절액을 골고루 분포시켜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고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초생달 모양의 조직으로 위치에 따라 C자 형태의 내측연골판과 가운데가 빈 O자 형태인 외측연골판으로 나눠진다.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이 생기면 무릎에서 무언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며 자리에 주저앉을 정도로 무릎이 아프다. 무릎의 붓기가 심하거나 쪼그려 앉기 어려우며 걸을 때 불안정하다. 그런데 이 질환은 부상 후 2주 정도가 지나면 증상이 낫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에 단순 타박상이나 염좌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의 치료에는 연골연화증과 마찬가지로 관절내시경이 쓰인다. 반월상연골판의 가장자리가 손상됐다면 관절내시경으로 연골판을 꿰매는 봉합술이 이뤄진다. 연골판 안쪽이 손상되거나 찢어진 상태가 복잡하고 퇴행성변화가 생겼다면 연골판을 절제하고 다듬는 절제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절제술 후에도 통증이 있고 증상이 심하거나 퇴행성관절염이 초래됐다면 관절내시경으로 새로운 연골판을 이식하는 이식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국내에서 시행 가능한 전문의가 그리 많지 않다. 고 원장은 “연골연화증이나 내외측반월상연골파열 모두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과거의 칼로 절개하던 수술방식에 비해 치료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수술 후 흉터와 출혈, 합병증 위험이 최소화됐고 회복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관절내시경수술 적용질환은 퇴행성관절염 같은 각종 관절염과 전방십자인대파열, 후방십자인대파열, 반월상연골파열, 측부인대손상, 발목인대손상, 발목염좌,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어깨충돌증후군, 석회화건염 등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30~40대 ‘무릎연골질환’ 절반이상 이유 없이 발생”
입력 2011-11-07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