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낮은 혈당 수치가 문제?…‘저혈당’ 관리가 당뇨병 핵심

입력 2011-11-07 11:04

[쿠키 건강]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당뇨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합병증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2011년 당뇨병 관리 키워드’에 대한 기획을 마련했다. 최근 들어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각각의 키워드를 통해 당뇨병에 대한 최신지견과 치료 트렌드를 살펴볼 예정이다.

<기획 시리즈 순서>

2011 당뇨병 관리 키워드 (1) ‘당화혈색소’
2011 당뇨병 관리 키워드 (2) ‘저혈당’
2011 당뇨병 관리 키워드 (3) ‘혈당 변동폭’

저혈당이란 혈당 수치가 50mg/dL 이하로 낮아져 피 속의 포도당 농도가 필요한 양보다 오히려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공복감, 오한, 식은땀, 가슴 떨림 등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실신이나 쇼크 등을 유발하며, 그대로 방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평소 대처가 중요하지만, 당뇨병은 혈당을 정상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저혈당을 생소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당뇨병 환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저혈당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저혈당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반면, 저혈당에 대해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논의한다고 답한 환자는 33%에 불과했다. 저혈당으로 인해 실신 및 쇼크가 찾아와도 환자 대부분이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동아대학교 의료원 내분비내과 박수경 교수는 “저혈당은 당뇨병 치료 중 나타나는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실신, 경련, 뇌손상, 치매 등의 심각한 증상을 겪게 돼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또 “저혈당은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시 환자들이 곧바로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은 물론, 중증 저혈당증이 발병하지 않도록 교육받고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저혈당은 예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식사와 운동, 치료제 복용의 조화를 통해 혈당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을 경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환자 스스로가 꾸준하게 혈당을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 식생활뿐 아니라 약물의 종류와 복용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이 설포닐우레아 계열과 같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 인슐린 용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경구 혈당강하제를 과도하게 복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전문의를 통해 저혈당 발현을 막는 ‘스마트한’ 치료제를 처방 받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노바티스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는 혈당을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니라 혈당 수치가 증가했을 때만 작용한다. 혈당이 낮을 때는 더 이상 수치 강하가 이뤄지지 않아 저혈당에 안전한 당뇨병 치료제로 평가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가브스는 타 치료제(설포닐우레아)보다 저혈당 발생율이 10배 가량 낮았고 저혈당 증상을 나타낸 환자 수는 14배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장시간 운전이나 운동시 저혈당 발생을 대비해 포도당이 함유된 음식을 항상 소지하도록 권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임을 인식시킬 수 있는 저혈당 인식표를 지니고 다녀 위급한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간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잠자기 전 혈당을 100~140 mg/dL 정도로 유지하도록 하며, 혈당이 이보다 낮은 경우 스낵이나 우유 한잔 정도의 간식을 먹는 것도 좋다. 잠자는 동안에 악몽을 꾸었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린 경우, 잠에서 깨어난 후 두통을 느끼는 경우에는 야간 저혈당을 의심해 봐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저혈당 발생시 대처 방법>

①가장 신속히 흡수돼 신체에 작용할 수 있는 당질을 15∼20g 정도 섭취한다.(예: 콜라 1∼2컵, 오렌지 쥬스 1∼2컵, 우유 1∼2컵, 각설탕 2∼3개를 물에 녹여서, 사탕 3∼4개 등)

②하던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면 약 15분이 지나도 계속 저혈당 증상을 느끼면 위의 치료를 반복하거나 간단한 음식(과자, 빵 등)을 먹도록 한다.

③그래도 혈당이 낮거나 저혈당 증상이 지속되면 곧 의사에게 연락한다.

④저혈당 증상이 모두 없어지면 가벼운 식사를 한다.

⑤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음식을 먹거나 마실 수 없는데 따라서 억지로 음식이나 음료수를 먹이려 하면 기도가 막히게 될 수 있어 위험하다. 이때에는 빨리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여 포도당주사를 맞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