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김치, 비만억제·혈압강하 효과 있다

입력 2011-11-03 13:43
농진청·아주대병원 연구팀 임상실험 결과 발표

[쿠키 건강] 대표 발효음식인 김치가 비만억제와 혈압강하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생김치보다 잘 익은 김치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농촌진흥청과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관우 교수 연구팀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김치 섭취와 김치 숙성도에 따른 체중, 체지방량, 혈압, 혈당, 인슐린, 총콜레스테롤 등의 변화를 조사한 공동 임상실험 결과를 이같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평균 27.7㎏/㎡인 비만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생김치군(산도 0.3/pH 6.0, 담근지 1일된 김치)과 숙성김치군(산도 0.8/pH 4.3, 담근지 10일된 김치)으로 나눠, 3개월간 김치를 하루에 300g씩(매끼 100g) 반찬으로 섭취시켰다.

이 결과 몸무게가 생김치 섭취군은 1.2㎏, 숙성김치 섭취군은 1.5㎏ 줄었다. 또 체질량지수는 생김치 섭취군이 0.4㎏/㎡, 숙성김치 섭취군이 0.6㎏/㎡ 감소했으며, 체지방량은 숙성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체지방감소율 0.3% 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0.7%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혈압은 생김치 섭취군의 경우 수축기 혈압(SBP) 및 이완기 혈압(DBP)이 각각 3.7㎜Hg와 1.4㎜Hg 내려갔으며, 숙성김치 섭취군의 경우에는 그 보다 큰 4.8㎜Hg와 4.2㎜Hg 떨어졌다.

또한, 공복 혈당 및 인슐린 수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성김치 섭취군의 경우 각각 5.9mg/dL와 3.9uIU/mL 내려가 생김치 섭취군의 4.18mg/dL와 1.56uIU/mL 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숙성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4mg/dL 보다 두 배가 넘는 10mg/dL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임상실험결과 김치 섭취가 과체중 및 비만환자에게서 체중, 체지방,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생김치 보다 숙성김치 섭취시 체지방,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등의 감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김치 숙성도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잘 익은 김치가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김치의 임상학적 우수성에 대한 연구논문은 영양학 분야 세계적 학술저널인 ‘뉴트리션 리서치(Nutrition Research)’ 6월호에 게재됐다.

한귀정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장은 “지금까지 김치의 영양 생리적 기능성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동물실험 수준에서의 연구가 전부였고, 거의 다 김치 재료에 대한 연구였다”며 “이번 연구는 김치의 발효 효과에 중점을 두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로, 김치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건강발효식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현재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김치섭취에 따른 당뇨 관련 인자와 혈중 지질저하 및 항염증 인자 변화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중이라며, 비만에 이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꾸준한 김치 섭취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