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분야 부당리베이트 근절, 공정경쟁규약 12월1일 시행

입력 2011-11-02 08:08
[쿠키 건강] 의약품에 이어 의료기기 시장의 리베이트 방지를 위한 공정경쟁규약이 마련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지난 달 28일 의료기기업계의 음성적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자율규제하기 위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심사 요청한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의료기기 분야 공정경쟁규약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의약품과 달리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컴퓨터단층촬영장비(CT) 등 사용방법에 관한 훈련이 필요한 의료기기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규약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제정됐다.

공정위는 부당리베이트 근절과 지난해 도입된 쌍벌제의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 보건의료인 단체 및 보건복지부와 규약 제정(안)을 협의·보완하여 최종안을 승인했다.

제정된 규약은 협회의 규약 하위규정(세부운용기준) 제정을 거쳐 올해 12월 1일부터 적용 시행된다. 세부운용기준은 금품류 제공행위별 금액한도 등 규약의 세부사항에 관한 것으로 의료기기산업협회가 자체 규약심의기구의 승인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의료기기분야 공정경쟁규약 제정에 따라 앞으로 보건의료인(의료기관)에 대한 금품류 제공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단, 정상적인 상거래 관행상 허용되는 금품류 제공행위에 대해서는 행위별 준수원칙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특히 고가의 의료장비 판매를 조건으로 의료기관에 시설 공사비를 지원하거나, 임플란트 등 의료자재의 패키지구입과 연계해 해외여행이나 골프 등 향응 제공행위는 전면 금지된다.

공정위는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되지 않고 정상적인 상관행으로 인정될 수 있는 금품류 제공행위는 개별 행위 유형별 허용원칙과 절차를 규정해, 보건의료인의 예측 가능성과 법 집행의 투명성 제고하기로 했다.

또한, 의약품과는 다른 의료기기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미 제정된 ‘의약품 공정경쟁규약’과 차별화된 규정도 추가됐다.

우선 보건의료전문가(의사, 치과의사 등)를 대상으로 하는 의약품 규약과는 달리 간호사 등 의료기기 사용자가 포함될 수 있도록 적용대상을 보건의료인(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으로 확대했다.

특히 견본품을 시연용과 평가용으로 구분해, 시연용은 환자에게 사용이 금지하도록 했다. 평가용의 경우 환자에게 사용은 가능하나 사용대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견본품을 통한 의료인의 경제적 이익 획득도 차단시켰다.

이와 함께 의료기기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교육·훈련과 시술·진단 등 전문가의 강연이나 자문이 포함될 수 있도록 교육·훈련 및 강연·자문 규정을 새롭게 포함시켰다.

공정위는 또 의료기기산업협회 내 규약심의위원회에 내·외부 인사를 같은 수로 구성해 자율감시기능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규약심의위원회의 위원 10인 중 5인을 한국소비자원(2), 건강보험심사평가원(1인), 대한의사협회(2인)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제약분야에 이어 임플란트 등 의료기기분야의 부당리베이트에 대한 허용범위와 판단기준이 마련돼 사업자의 영업활동을 자율 규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규약의 허용범위를 넘는 경제적 이익 제공행위 및 사업자 자율심의 관련 절차를 위반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