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동반되는 마음의 병, ‘우울증’, 가족들의 도움 필요해
[쿠키 건강] 주부 성인순(62)씨는 1년 전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발생해 응급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뇌졸중 후유증으로 편측마비 증세가 왔다. 수술을 담당했던 주치의는 곧바로 재활치료를 권했고, 6개월간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은 결과 현재는 수술 전 신체 기능의 80% 이상을 회복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생존율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뇌졸중 수술 후에 빠른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빠른 재활치료’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성씨처럼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초기 대응으로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었지만, 상당수 언어장애나 행동장애와 같은 큰 후유증이 남게 된다.
한 보고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의 2/3가량이 재활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인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재활치료만 빨리 시작한다면 뇌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손상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뇌졸중센터 안재근 교수는 “뇌졸중은 출혈의 경우가 경색의 경우보다 예후가 나쁘며 침범 부위나 범위의 크기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는18%가 사망하고 9%에서 완전 회복이 일어나며 73%에서 불완전 회복이 일어난다.”며 “장애가 남더라도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받지 않았을 경우 보다 적게 남기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하루라도 빨리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안정 찾은 즉시 재활치료 시행해야
뇌졸중 환자의 재활은 단순히 신체적 회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뇌졸중 재활은 ▲뇌졸중과 동반된 합병증을 예방 ▲뇌졸중으로부터 얻은 장애를 최소화 ▲기능적인 독립성을 얻기 위한 훈련 ▲사회생활로의 복귀 촉진 ▲삶의 질 증진 등을 목표로 한다. 초기부터 재활치료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관절 및 근육의 구축, 대소변 기능장애, 지적 능력의 퇴행, 우울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빠른 재활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몸 상태가 안정되고 약 3일 가량 병변이 진행되지 않으면 곧바로 환자의 상태에 맞는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 환자는 초기 3개월 이내에 가장 활발하게 회복되며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으면 6개월 후에는 상당부분 회복 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6개월 이후부터 1년까지는 추가적인 회복이 약하게 일어나기도 하지만 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치료가 끝난 직후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뇌졸중 발병 후 신체 기능 장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발병 부위와 범위다. 뇌는 각 부위별로 담당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손상된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장애가 다르며, 범위에 따라 중등도가 달라진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뇌졸중 발병 후 초기의 재활치료는 욕창방지와 연하곤란, 요실금, 배변 기능 장애에 대한 치료가 중심이 된다. 그 후 관절의 경직을 예방하기 위해 침상에서 구르기, 침상에서 일어나 앉기, 휠체어에 타기, 서기, 걷기 순으로 차츰 동작을 늘려가며 운동능력에 대한 재활치료를 하게 된다.
또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물건을 옮기거나 숟가락 사용하기, 세수하기 등의 동작을 반복하면서 섬세한 운동기능을 회복시킨다. 최근에는 뇌에 직접적인 전기 자극이나 자기 자극을 줘서 뇌를 활성화시키는 전기자극법이나 경두개 자기자극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뇌졸중 환자의 30~60%에서는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게 되는 연하장애가 발생한다. 뇌손상으로 인한 마비에 의해 흔히 일어나는 연하장애는 뇌졸중 초기에서부터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이용해 구강자극치료를 실시하며 최근에는 전기자극을 통해서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전기자극치료를 이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또한 뇌졸중 환자의 약 30%는 언어장애를 경험한다. 언어장애는 말을 하거나 이해하고, 쓰는 능력의 저하로 나타나는데 환자는 말은 할 수 없어도 판단력은 있으므로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 언어장애가 나타나는 경우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시간이나 장소,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계산력,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인지기능 재활치료를 통해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송대헌 교수는 “환자의 회복능력이 가장 좋은 시기인 3개월 동안 물리치료나 작업치료 등을 실시하여 회복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가족과 사회에 복귀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환자가 재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후 동반되는 마음의 병, ‘우울증’도 심각해
뇌졸중 후 우울증 증상은 흔하게 나타나며, 연구에 따라 많게는 환자의 50%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뇌의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대뇌의 기분이나 감정을 제어하는 영역이 영향을 받아 우울상태가 되기 쉽다. 또, 뇌졸중 후에 신체적 마비와 관련된 스트레스, 사회적 소외나 위축에 대한 불안감 등이 우울증을 키우는 요소가 된다. 더불어, 외부활동 감소, 의욕저하 등도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뇌졸중 후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로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시킨 항우울제를 투여하면 대개 우울증의 증상들이 조절된다. 하지만 증상 조절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인 항우울제의 투여가 필요하다. 또한, 웃음치료, 미술치료 등의 사회재활 프로그램이나 운동, 종교, 취미 등을 통해 사회활동을 도모하는 것도 우울증을 예방하고 우울증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족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왕연 교수는 “뇌졸중의 재활치료는 단시간 내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 가족들은 환자가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함께 하는 등 환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또한 우울증상의 유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필요시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뇌졸중 발생 후 ‘3개월’이 재활 좌우
입력 2011-10-27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