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원자력병원을 포함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이 환자들에게서 진료비를 과다징수하고, 직원들에게 각종 수당을 부당지급하는 등 기관운영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교과부 행정감사계획에 따라 지난 4월 18일부터 열흘간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대한 정기종합가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교과부에 따르면 원자력의학원은 각종 수당 부당지급, 진료비 과다징수,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건물 준공처리, 보존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채용관련 기록물 무단폐기 사례 등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 등 42억4900만원을 회수하고, 과다 징수한 진료비 1억8300만원은 반환하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들의 경우 징계(중징계 1명, 경징계 11명)를 요구하는 등 총 33건의 지적사항에 대해 처분요구를 통보했다.
◇환자 진료비 부당 징수, 선택진료비도 부당 청구 등 도덕적 해이
이번 교과부 감사에서 나타난 원자력의학원의 또 다른 문제는 환자들에게서 진료비를 부당하게 과다 징수했다는 점이다.
감사 결과 요양급여 대상으로 징수해야 할 진료비를 비급여대상으로 처리해 무려 환자 5251명에게서 3300만원을 과다 징수했다. 또 진료비 산정시 별도 산정하지 않아야 할 항목 등을 요양급여 환자에게 임의비급여로 산정해, 환자 8만7605명에게 1억2300만원을 부당하게 거둬들였다.
특히 정부가 일선 대형병원들의 선택진료비 부당 청구를 문제삼아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가한 가운데, 국가 의료기관인 원자력의학원이 선택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게서 부당하게 선택진료비를 받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감사 결과 원자력의학원은 선택진료를 실시하지 않은 환자 9940명에게 선택진료비 2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관련자에 대한 신분상 조치 요구 및 환자로부터 과다 징수한 진료비 등 1억8300만원을 반환토록 했으며, 해당 내용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감사원 지적사항 이행 허위보고
교과부 종합감사 결과 원자력의학원은 2010년 감사원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실태’ 감사 당시 지적된 동기부여금(복리후생비), 연월차보전수당, 직책판공비에 대해 지급 중단 또는 폐지한 것으로 허위 이행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원자력의학원 측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지급하지 않기로 한 동기부여금을 이사회 심의·의결없이 노조와 이면합의만으로, 1010명에게 무려 6억9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월차보전수당을 폐지한다고 보고했으나, 연월차보전수당을 대체한 ‘추가조정수당’을 신설해 616명에게 10억1600만원을 지급했다. 폐지했다고 보고한 ‘직책판공비’도 직책수당으로 임의로 인상돼 106명에게 1억27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관련 규정에도 없는 각종 수당 및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이사회 심의·의결없이 예산을 편성·집행한 것으로 확인됐고, 자녀 대학입학 축하금, 직원과 직원 배우자, 직원 및 직원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사망조의금 지급 등 경조사비를 방만하게 집행한 사실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감사원 감사 지적사항 이행 허위보고와 각종 수당의 편법·부당지급의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와 한국원자력의학원장에 대한 엄중문책(경징계)을 이사회에 요구했다. 부당하게 지급된 인건비 25억700만원을 회수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도 경징계 처분을 각각 요청했다.
이외에도 원자력의학원 측은 경남지역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축공사와 관련, 스테인레스 강관의 용접방식을 계약서와 달리 시공하도록 해 공사비 1억14000만원과 단순 증가된 공사량을 발주기관이 설계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처리해 공사비 7000만원을 각각 과다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교과부는 앞으로도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 편성 및 집행지침’을 따르지 않고 각종 수당 신설과 편법 인상, 부당 지급시 관련자 엄중문책과 부당 지급된 수당을 회수조치 하는 등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곱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선택진료비 부당 청구한 원자력의학원 도덕적 해이 심각
입력 2011-10-26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