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바로알기, DPNP-②] DPNP 새 치료 가이드라인 무엇을 담았나

입력 2011-10-25 09:30
[편집자주] 대표적인 당뇨합병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하 DPNP)’은 당뇨환자의 33%에서 나타나며, 당뇨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족부절단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33%가량에서 발병하며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찬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로 당뇨환자의 발에 상처가 나기 쉬워지면서 DPNP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지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올바른 예방법 제시를 위해 ‘질환 바로알기’ 기획을 연재한다.

◇한국과 미국 DPNP유병률 당뇨환자의 3분의 1 정도

최근 미국 신경과학회가 발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치료 가이드라인’의 제1 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베라 브릴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본지는 김대성 양산부산대병원 신경과 교수(뇌신경센터장, 이하 김대성)와 베라 브릴 교수(이하 브릴)간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DPNP 치료가이드라인과 한국에서의 치료 방향’을 짚어본다.



Q.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DNPN)이 어떤 질환이고, 한국과 미국에서의 발생률은?

김대성=DPNP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을 가진 환자 중에서 신경통을 가진 환자를 의미한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이 있다고 반드시 신경병성 통증을 갖는 것은 아니다. 약 3분의 1 정도가 DPNP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 진단기준에 따라 DPNP의 유병률은 다르다.

따라서 증상이 있는 DPNP환자는 당뇨병환자의 약 3분의 1이나 약간 그 이하이고, 그 중 3분 1에서 절반 정도가 통증을 수반하는 증상을 갖고 있다.

브릴=미국과 캐나나 등 북미지역도 당뇨환자와 DPNP의 유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당뇨환자 중 통증을 수반하는 DPNP 환자가 약 3분의 1정도이다. 당뇨환자들에게 통증이 동반되는 이유는 환자들이 당뇨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못해 치료가 안된다는 점과 신경손상을 한번 입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경손상 자체를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고, 통증치료에 다루는 ‘치료 가이드라인’이 의미가 있다.



Q. 새 DPNP 치료 가이드라인의 의미는?

브릴=새로운 DPNP 치료 가이드라인은 미국 신경학회가 미국 신경근육전자진단의학협회와 물리재활의학학회 등과 공동 개발한 것이다. 이번 방한의 목적도 새 가이드라인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한국 의료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DPNP를 어떻게 치료할지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동안 DPNP 치료법에 대한 많은 논문과 연구가 있었지만, 어떤 것이 정확한지 의료진과 환자 모두 판단이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확실한 증거와 근거에 기반해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취지로 모든 문헌이 검토됐고, 이에 따라 근거중심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Q.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내용과 DPNP의 치료 방법은?

브릴=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DPNP 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어떤 환자들은 전혀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치료를 받는다 해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도 다수였다.

이런 시점에서 새 가이드라인은 더욱 의미가 있다. DPNP의 치료는 통증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새 가이드라인에는 그동안의 약물치료에 사용된 의약품의 임상시험 검증 내용이 포함됐다.

임상시험은 클래스(Class) 1,2,3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프레가발린이 Class-1 임상시험을 2개 갖는 유일한 약제로 레벨 A등급을 받았다. 레벨 A등급은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클래스-1 임상시험을 보유한 것으로, 프레가발린은 임상적으로 특별한 소견이 없을시 DPNP 치료에 사용될 것이 권고된다. 이외에 레벨 B를 받은 약제들도 또 다른 치료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레벨 B를 받은 약제는 많은 경우 임상시험 참가자의 drop out(탈락) 비율이 20%이상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환자들이 탈락한 임상시험에선 이들이 탈락한 이유가 약이 효과가 없어서인지, 이상반응이 있어서 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Class-1을 줄 수가 없다. 또한, 레벨 B를 받은 일부 약제에선 Class-1을 받은 임상시험을 1개 정도 보유한 경우는 있었으나, 프레가발린 만큼 신뢰할 수 있는 탄탄한 증거를 많이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레벨 A를 받을 수 없었다.

김대성=국내의 경우 DPNP에 대한 독자적인 임상시험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번 새 가이드라인처럼 DPNP에 대한 근거중심의 치료법이와 연구성과들이 나왔을 경우 국내 신경외과의사들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브릴 교수의 지적처럼 국내에서도 생활패턴의 변화로 당뇨환자 증가에 따라 DPNP환자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 브릴 교수가 언급한 레벨 A등급의 프레가발린 외에도 가바펜틴, 둘록세틴 등의 약물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 보험 기준도 국제 기준에 맞춰져 있어, 충분히 약을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Q.질환 인식 개선을 우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브릴=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의 교육이다. 당뇨환자들은 언제나 당뇨병성 신경병성 통증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 항상 환자들에게 이를 주지시키고, 통증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 또한 의료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항상 DPNP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당뇨병 환자를 가장 많이 보는 의료진이 일반의와 가정의들인데, 이들이 환자들에게 DPNP가 언제나 올 수 도 있다고 생각해 환자들에게 DPNP를 항상 주지시켜주시고, 통증 체크를 항상 실시해야 한다. 또 당뇨환자 측면에서 보자면, 당뇨환자협회 등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DPNP를 적극 알려야 한다.

김대성=진료과에 관계 없이 당뇨환자를 책임지는 의료진들은 항상 DPNP에 대한 교육을 받고, 환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 DPNP는 기본적으로 통증이과 이에 따른 2차적인 영향이 매우 크다. 우울증, 불안증,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업무능력의 현저한 저하를 불러온다.

특히 환자들이 감각저하로 손발에 상처가 나도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퍼져 나중에는 다리를 절단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환자들에게 DPNP질환에 대해 적극 알리고, 의료진들에 대한 DPNP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