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녹는 류마티스 관절염·뼈가 생기는 강직성척추염, 정반대 질환 치료제는?

입력 2011-10-19 16:54
[쿠키 건강] 여성환자 비율이 4배 이상 높고 주로 중년여성에게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발가락 등의 말초의 뼈가 녹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해 연골이 손상되면서 주변에 있는 뼈가 녹아나는 현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은 손이나 발목, 무릎 등 주로 작은 관절에서 양측으로 발생한다. 염증으로 인해 관절이 부어 오르며 통증, 뻣뻣함 등의 증상이 몇 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반면, 20대 남성의 발생률이 높은 강직성척추염은 염증으로 척추뼈가 자라나 서로 붙는 질환이다. 흔히 ‘대나무 허리병’이라 알려져 있는 강직성척추염은 말 그대로 허리가 대나무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병이다. 척추에 콜라겐 섬유의 염증이 생겨 척추뼈와 주변의 다른 뼈가 서로 달라붙어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심할 경우 목, 가슴까지 침범되어 척추 전체가 굳어지고, 갈비뼈까지 달라붙어 호흡도 어려워지게 된다.

서로 반대의 증상이 보이는 두 질환이지만 우리 몸의 면역 기관에 이상이 생겨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것이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같은 치료제가 사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마티스 질환의 세계적인 석학인 베를린 자유대학의 유르겐 브라운 박사는 “이 두 질환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나타내는 TNF 억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 치료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TNF 억제제가 현재까지 개발된 항류마티스 약제 중에서 효과가 매우 우수한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종양괴사인자’라고 불리는 TNF라는 물질은 이름 그대로 우리 몸 속에서 종양을 괴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암 발생을 막아주는 제암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이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몸 속에는 TNF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존재한다.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TNF는 세포막에 붙어 염증신호를 일으키고, 몸 안에서 염증을 발생시킨다. 염증이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말초에 발생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고, 엉덩이, 척추 등에 발생하면 강직성척추염이다.

TNF 억제제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TNF를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약물이다. 1998년 생물학적제제 최초로 선보인 ‘엔브렐’ 등이 여기에 속한다.

TNF 억제제의 등장으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 치료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002년 미국에서 최초로 시행한 엔브렐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염증을 개선하고 관절기능 및 운동기능을 증진 시키는 약물 효과가 입증된 이후, 유럽과 아-태 등지에서도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운 박사는 “MRI로 강직성척추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TNF억제제로 조기에 치료하면 신생골(새로운 뼈) 형성으로 인한 관절손상을 막을 수 있다”며 “발병 초기부터 TNF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난치성질환으로 알려진 강직성척추염이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도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