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포진, 다한증보다 직업 환경이 최대 원인… 잦은 ‘피부자극’이 문제
[쿠키 건강] ‘한포진(汗泡疹)’의 가장 주된 원인은 다한증 보다는 ‘직업 환경’인 것으로 추정됐다.
생기한의원은 한포진 내원환자 3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발병 원인 조사결과 ‘직업환경(62%, 233명)’이 가장 많았다고 18일 밝혔다. 이어 다한증(30%, 113명), 스트레스(8%, 29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포진은 피부에 투명하고 작은 물집이 무리지어 생기는 비염증성 수포성 질환으로 주로 손과 발의 표피에 발생하며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또한 땀구멍 위에 발생하는 물집 모양의 습진이라는 뜻에서 ‘한포진’이라는 병명이 붙여졌고 이에 땀과 관련된 질환인 ‘다한증’이 주요 유발요소인 것으로 추정돼 왔다. 아울러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영향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품을 자주 만지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니켈, 크롬, 코발트 등 금속물 취급자들이 위험 환자군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다한증보다는 ‘직업 환경’이 한포진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떠올랐다. 박치영 생기한의원 원장은 “한포진이 수포가 발생하거나 다한증과 관련이 있고 여름철 발병률이 높다고 해서 막연하게 ‘습기’로 인한 질환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반복되는 물리적·화학적 피부자극으로 인한 손상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면서 “습기는 손상된 피부의 세균증식을 돕는 부수적인 역할이 더 크다”고 전했다.
직업환경(전체 233명)분류에서는 ‘전업주부’가 52%(122명)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사무직군 28%(65명), 미용사 12%(29명), 생산직 5%(11명), 기타 3%(6명) 순이었다. 주부의 경우에는 물이나 세제 등 각종 자극물질에 장기간 피부가 노출되면서 각질층이 손상될 확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사무직군은 그동안 추정된 한포진 유발요소로 별다르게 거론된 적이 없어 눈길을 끌었다. 박 원장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키보드나 마우스 등으로 PC 작업을 주로 하거나 서류나 문서 등을 만지는 일이 잦은데 이때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들이 손가락과 손바닥에 생긴다”며 “이때 면역력이 약한 상태라면 세균침입으로 인해 한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포진’을 치료하려면 우선 피부자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박 원장은 그것보다는 피부의 방어기전을 높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학에서는 체온을 높이는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이를 실천하는데 체온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실제 의학전문가들은 저체온일수록 효소의 기능과 신진대사가 나빠져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의 의학박사 이시하라 유미 씨도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가 약해지고 체온이 1도 올라가면 5~6배로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자신의 저서를 통해 언급한 바 있다.
한약은 특히 체온을 높이는 치료에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한다. 실제 녹용과 인삼 등 열을 내는 약재를 환자의 건강상태에 맞춰 처방을 하면 체내 온도가 올라간다. 일정 온도에 다다르면 땀이 체온조절장치로서의 역할을 해준다. 이때 땀을 통해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배출도 함께 이뤄진다. 한약의 투여는 탕과 환을 통한 경구투여와 한약을 정제한 약물을 침을 통해 직접 환부의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치료를 통해 이뤄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미스 박 손가락에 생긴 물집의 정체는?
입력 2011-10-18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