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발생률은 OECD 국가 중 최고…검진률은 5대암 중 최하위

입력 2011-10-18 09:42
[쿠키 건강] 오는 10월 20일은 ‘간의 날’이다. 간은 여러 조직에 필요한 영양분을 저장하고 혈류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알코올, 약물 등을 해독하는 기능을 하는 우리 몸에서 소중한 장기이지만 심각하게 손상돼도 표시가 나지 않는 침묵의 장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간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염으로부터 시작해 간경화, 간암으로까지 악화될 수도 있다.

암 질환 중 사망률이 높은 간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하지 않을 경우, 말기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암 질환 중에서도 심각한 암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처럼 간암에 대한 공포가 큰 만큼 평소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지만, 암 중에서도 발생률과 사망순위는 상위를 차지하는데 반해 검진률 순위는 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의 날을 맞아 간암과 관련된 여러 순위를 살펴보고, 대한민국 간암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자.

◇OECD 국가 중 간암 발생률 1위, 한국=

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약 56만 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에서의 발생률이 매우 높은데, 실제로 OECD 국가 중에서 간암 발생률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간암 발생률은 10만명 당 23.5명으로 일본의 11.2명, 미국의 4.5명보다 높은 수치이다.

◇암 질환 사망 순위 2위= 국가 암 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우리나라 암 사망수는 약 7만 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사망자의 28.3%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 중 간암은 전체 암 사망자의 16.1%로 폐암에 이어 암 질환 사망원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 암 환자수 중 간암 환자수 3위= 2009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 중 남성은 3만6835명이었으며, 이러한 발생 환자수는 전체 남성 암 환자 중에서 위암, 대장암에 이어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약 3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남성이라면 간암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4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간암 환자 발생이 급속하게 증가하므로 중년 남성이라면 간암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매년 정기 검진을 받는 등 평소 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발생순위 상위 5대 암 중, 5년 생존율 4위= 발생률이 높은 5대 암인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에 대한 2004년~2008년 5년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 질환은 갑상선암(99.3%)이며, 이어 대장암(70.1%)과 위암(63.1%)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간암 생존율은 이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생존율이 상위 3위 암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3.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암 검진과 치료 기술의 점진적인 발전으로 인해 타 암과 비교했을 때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1993년~1995년 사이에 간암 생존율 10.7%였던 것에 비교하면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말기 간암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경구용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표적항암제를 사용한 임상연구 결과 전반적인 생존기간을 위약대비 44%까지 유의하게 연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필수 검진 5대 암 중 검진률 5위=

2008년 기준 국가 필수 검진 5대 암 중 간암의 검진률은 19.7%로 최하위인 5위로 나타나 간암에 대한 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5대 암의 2004년과 2008년 검진률 결과를 비교했을 때, 간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에 대한 검진율은 4년간 모두 증가했으나, 유일하게 간암만이 감소했다는 점이다(2004년 20%). 다시 말해 간암의 심각성에 비해 질환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무서운 간암이라도 초음파, CT, MRI 검사 등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한만큼, 평소 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위험군의 환자라면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