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철 고려의대 교수팀, 국내 영유아 중이염 발생률 평균比 8.7배 높아
[쿠키 건강] 중이염으로 초래되는 직간접적인 경제적 부담이 연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5세 미만의 중이염 발생률은 1000명당 533명으로 평균치인 61명 대비 8.7배가량 높아 중이염 예방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천병철 고려의대 교수(예방의학과)팀은 2004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고된 모든 중이염/급성 중이염 사례 분석을 토대로 외래환자 발생률과 입원률, 의료비 및 노동력 상실 등을 포함한 직·간접 비용부담을 산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제12회 서태평양 화학요법 및 감염병 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중이염 또는 급성 중이염의 총 보고 건수는 각각 596만여 건, 292만여 건으로 전 연령의 중이염 발생률은 인구 1000명당 60.9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만 5세 미만 영유아에서 전 연령의 평균치보다 약 8.7배가량 높은 1000명당 533.2명의 발생률을 보여 다른 연령군에 비해 중이염으로 인한 질병부담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1세군이 외래 환자수 736.9/1000명, 입원률 29.4/1만명으로 임상적 질병부담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천 교수팀는 이번 연구에서 외래진료 및 입원치료를 위한 의료비(보험자부담금 및 본인부담금 총액), 약제비, 교통비, 간호비 등의 직접비용과 노동력 상실로 인한 간접비용을 산출해 중이염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04년 한 해 동안 중이염으로 인해 약 6000억원의 비용부담이 초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5세 미만 연령에서만 약 3000억원의 비용부담이 발생해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천병철 교수는 “중이염은 소아에서 가장 흔히 발병하는 감염성 질환 중 하나로 많은 국가들에서 중이염으로 인한 높은 질병부담이 잘 알려져 있는데 비해 그간 국내에서는 관련 자료가 미흡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영유아 시기의 폐렴구균 예방접종 등 중이염을 더욱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중이염은 소아에게 흔히 발병하는 감염 질환으로 생후 3세 전에 4명 중 3명이 적어도 한번은 급성 중이염을 경험하고 그 중 50% 이상은 한번 이상 재발할 수 있다. 세균성 중이염은 특히 폐렴구균, 비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NTHi), M. 카타랄리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이염은 청력손상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소아 항생제 처방의 가장 흔한 요인이다.
한편 이번 학회에서는 지난해 세계소아이비인후과학회지에 한국을 포함해 9개국(프랑스, 독일, 스페인, 폴란드, 아르헨티나, 멕시코, 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의사 총 1800명(소아과 95%, 가정의학과 5%)을 대상으로 중이염 질병부담에 대한 인식 및 치료 전략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 연간 의사 1명이 진료한 5세 미만의 중이염 환자수는 평균 375명이었다. 이 중 한국은 의사 1인당 1003명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환자수를 보였다.
가장 널리 사용된 일차 치료요법은 아직도 경구용 항생제(81%)였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우려로 초기에 “신중한 관찰”을 권고하는 치료 지침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폴란드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중이염의 일차 치료제로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국내 중이염 비용부담 연간 6000억 달해”
입력 2011-10-1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