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말기암 판정을 받는다면…?”

입력 2011-10-13 12:08

내편한한의원 응답자 절반이상 “하고 싶은 일 하겠다”

[쿠키 건강] 만약 병원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고인이 된 세계 IT대통령 스티브잡스는 췌장암에 걸리고도 ‘아이폰’이라는 시대의 역작을 만들어냈고 서바이벌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 참가자는 생명이 위태로운 위암 말기 환자로 밝혀졌다. 또한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담낭암에 걸린 주인공 이연재(김선아)는 탱고를 추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등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방암치료 전문 내편한한의원이 ‘내가 만약 병원에서 포기한 말기암환자라면…’을 주제로 미혼남녀 203명(남 114/ 여 89)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명치료보다는 버킷리스트의 실천’이 53%(107명)로 가장 많았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란 ‘죽다’의 영어 속어인 ‘kick the bucket’에서 유래돼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뜻한다.

이어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함께 하겠다’ 22%(45명), ‘다른 치료법을 찾겠다’ 12%(25명), ‘종교에 의탁’ 9%(19명), ‘감사했던 사람을 만나고 싶다’ 4%(7명)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단 1% 희망을 믿고라도 한방치료나 대체요법을 받을 의지에 대해 묻자 ‘그렇다’는 대답이 56%(113명)를 차지했다.

이승환 원장은 “시한부 선고는 그동안의 임상적인 보편성을 가지고 말할 뿐이다. 사실 암환자가 몇 년 살 수 있는지는 의사도 잘 모르는 일이다. 사람마다 유전자 구조가 다르고 항암제에 대한 반응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며 “병원에서 포기한 말기암 환자의 생존을 수십억 분의 1의 ‘기적’으로만 여기는 태도 또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는 한 다른 방식의 치료와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말기암에 걸려 가장 후회될 일과 관련해서는 ‘못 다 이룬 꿈’ 31%(62명),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에)고마운 마음 표현하지 못한 것’28%(58명), ‘건강에 소홀했던 과거’ 21%(42명), ‘보험 미가입 등 미흡한 사후대책’ 19%(39명), 기타 1%(2명)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10대 암 중 ‘자신에게 가장 우려되는 암’ 1위로 ‘위암’을 선택했으며 ‘췌장암’이 스티브잡스의 영향에 힘입어 5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췌장암은 치료해도 2년 안에 재발률이 80%일 만큼 암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원장은 “한방에서 암을 보는 시각은 지금의 현대의학과 다르다. 현대의학은 암을 발암물질에 의해 형성된 인체의 국소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지만, 한의학에서 암은 기본적으로 신체 음양오행의 불균형과 세포생명력의 저하 그리고 인간생명력의 원천인 ‘진양’이 부족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췌장암처럼 더 위험하거나 덜 위험한 암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