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게보린에 이어 다이어트게보린 등장…청소년 오남용 ‘심각’

입력 2011-10-11 11:40

[쿠키 건강] 게보린이 이번엔 다이어트제로 둔갑해 청소년들 사이에 복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게보린은 약국에서 15세 미만 청소년은 구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게보린의 성분 중 이소프로필 안티피린 성분이 구토·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에서 복용을 자제한 한 것. 특히 게보린의 이 같은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낙연 의원에 의해 안전성 재검사 검토를 받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정감사 지적 이후 게보린 제조 제약사인 삼진제약에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토를 명령해 재검토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게보린이 청소년들 사이에 살빠지는 약으로 알려져 5알 이상 먹으면 구토해 설사까지 할 수 있어 체중감소에 효과적이라는 검증되지 않는 말이 인터넷 포털에 퍼지고 있다.

A포털 사이트에선 게보린 8알에 살 2kg은 거뜬히 뺄 수 있다는 고등학생의 검증되지 않는 게보린 효과가 버젓이 게재돼 검생되고 있으며, B포털의 경우 게보린을 먹을 경우 살이 빠지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기록, 결국 게보린 부작용 효과 덕에 살을 뺐다는 내용의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퇴를 목적으로 게보린 부작용을 이용했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게보린 부작용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보린 성분인 이소프로필 안티피린의 경우 각종 부작용 사례로 인해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처방하지 않는 약이다. 그런 성분의 약인 게보린이 청소년들에게 버젓이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마포구 C모 약국 약사는 “남용되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며 “약은 독과 같은 것으로 절대 의사의 처방 없이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 S 의원 의사도 청소년들이 살 빼려고 게보린을 복용한다는 것에 대해 “부작용 때문에 안전성 검사를 받고 있는 약을 이용해 악용하는 것은 무엇보다 당사자에게 아주 큰 후유증을 초래한다”며 “나중에는 약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