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수술환자 절반이상, 사고나 외상없이 발생”

입력 2011-10-10 12:48

세정병원 조사결과, 관절수술환자 중 57% 사고·외상없이 질환 생겨

[쿠키 건강] 관절수술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사고나 외상없이 병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관절전문 세정병원은 관절수술 환자 18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7.1%인 1075명이 어떠한 외상이나 사고 없이 관절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외상없이 발생한 질환으로는 퇴행성관절염이 38.8%(417명)로 가장 많았으며 연골연화증이 23.9%(257명)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59.5%인 640명이었고 남성 환자는 40.5%인 43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관절의 퇴행성변화가 활발한 50대가 27.2%(292명), 40대 21.1%(227명), 60대 16.4%(176명) 순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10~30대, 70~80대가 총 35.3%(380명)로 나타났다. 이같이 특별한 외상없이 발생한 관절질환으로 환자가 수술까지 받게 되는 이유에 대해 고재현 세정병원 원장은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전문적인 치료 없이 병을 지속적으로 방치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신의 상태에 맞지 않는 주사치료나 비수술적 요법들을 무작정 지속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관절이 아프면 흔히 주사치료나 비수술적인 요법을 선호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주사치료나 비수술적인 요법은 대부분 관절질환이나 부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초기의 경우에나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모든 관절질환에 효과적인 것처럼 소개되는 부분이 많아 문제가 돼 왔다. 또 수술이라는 부담감이나 각종 광고 등을 통해 환자들 역시 일단은 이러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검사 없이 주사치료나 비수술적 요법에 무작정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관절질환 의심되면 방치 금물, 정확한 검사가 우선= 외상이나 사고 없이 가장 많이 발생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중장년층 이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관절을 이루는 연골(물렁뼈)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활액과 쿠션역할을 하는 연골의 소모가 발병원인인 탓에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무릎이 삐걱대는 듯한 느낌이 있고 쑤시고 아프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근거리도 수월히 걷지 못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또 연골연화증의 경우 무릎을 굽혔다가 폈다가 하는 동작에서 마찰을 줄여주는 슬개골 하부의 연골이 탄력성이 떨어져 나타난다. 젊은 여성에게서 연골연화증이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절이 무력하고 무릎 앞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 증상이다. 또한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통증이 있고 무릎을 쭉 펴면 통증이 다소 완화된다.

두 질환 모두 여느 다른 관절질환처럼 정확한 검사를 통해 관절상태와 원인을 파악하고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정형외과에서는 관절내시경이 관절질환의 검사와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관절내시경 검사 및 수술은 관절 부위에 초소형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한 후 관절 안의 모습을 비디오 화면으로 보면서 이뤄진다. 흉터·출혈·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퇴행성관절염과 연골연화증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관절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고 원장은 “아직도 많은 관절질환은 직접적인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만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환자는 자신의 관절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인지, 일시적으로 통증만을 줄이는 치료는 아닌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과 정확한 검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