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 문닫으면, 약값 최고 445% 까지 폭등할 수도

입력 2011-10-10 08:19
[쿠키 건강] 약가일괄인하로 국내제약사의 경쟁력이 상실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실제로 자국 제약사의 비중이 적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약가가 우리나라보다 최고 445.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우리나라 약가 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밝혔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보험청구 순위 100대 품목의 동일 제품명 또는 제조사를 기준으로 일치하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 국가들의 의약품을 검색해 비교하는 방법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분석결과, 필리핀의 경우 약가가 확인 가능한 54품목 중 41품목이 우리나라보다 높았고, 최고 445.7%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의 다국적 제약사 점유율은 70%로 지난 2010년 기준 40%인 우리나라보다 더 높아, 토종제약사의 비중이 적은 국가의 약가가 더 비싼 것이 확인됐다.

또 말레이시아의 경우, 4품목이 비교 약가 확인이 가능했는데 4품목 모두 우리나라 약가보다 최고 221.2% 더 높았다.

인도네사아는 약가 비교확인이 가능한 48품목 중 42품목이 우리나라보다 최고 245.9%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의 다국적 제약회사의 점유율은 89%, 인도네시아는 34% 수준이다.

이같은 결과는 정부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 7월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제4차 안건에서는 ‘필리핀, 태국 등 토종제약사가 없는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선진국의 오리지널 약가보다 비싸게 약을 구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보험청구 상위 100대 품목의 다국적 제약사의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어섰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08년 다국적제약사 제품 청구액 비중은 51.73%였고 이듬해에는 다소 낮아진 50.13%였지만, 2010년에 다시 52.7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목 의원은 “무리한 약가인하정책으로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이 상실돼 제약산업에서 토종제약사의 영향력이 상실된다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다국적 제약사에 비싼 의약품을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