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조규봉] ‘세슘밀가루?’ 식품업계 SNS 부작용 몸살

입력 2011-10-08 14:18

[쿠키 건강] 식품업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 부작용 몸살을 앓고 있다. 빠른 정보공유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루머(rumor)가 순식간에 퍼져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먹을거리에 민감한 식품업체의 경우 SNS 부작용 때문에 공들여 쌓은 신뢰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상황에 까지 이르고 있어 더욱 골칫거리다.

최근 SPC 그룹은 ‘세슘에 검출된 일본산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근거 없는 루머로 곤란을 겪었다. 이 회사는 파리크라상 브랜드의 제품 4종에 한해서 일본 공장에서 제분한 미국산 밀가루를 사용했지만 그나마도 지난달 말 고객 의견을 적극 수용해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전면적으로 사용을 중단했다. 현재 일본 수입 식자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방사능 검사(세슘, 요오드 등)를 실시해 관련성분이 미검출된 제품만 통관된다.

루머의 진원지는 SNS였다. 일주일간 특정 카페 회원들 간에 오가던 수입밀가루에 대한 내용은 영향력 있는 트위테리안이 ‘세슘밀가루’라는 표현을 만들어 트위팅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결국 해당 기업은 법적 대응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는 진상규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목적을 가진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결국 SNS의 가장 큰 장점인 쌍방향 소통이 밑도 끝도 없는 논란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다.

이 같은 SNS 피해 사례는 SPC 뿐만이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일본 원전사고 이후, 녹차가루(스타벅스), 생리대(LG생활건강), 오렌지주스(코카콜라), 우동 가스오부시(CJ제일제당) 등도 일본산 재료 사용에 대한 SNS의 루머에 시달렸거나 루머초기 단계에 있다.

검증 없이 맹목적인 불신만 생성하는 것은 SNS가 피해갈 수 없는 폐해다. 무심코 올릴 수 있는 SNS지만 다수에게 공개된 공간에선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 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