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더 조심해야 할 세대별 주요 질환

입력 2011-10-07 07:19
[쿠키 건강]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정신적인 의미의 말이지만 의학계에서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여자의 몸은 엄마라고 해서 절대로 강해지지 않는다. 여자라면 더 조심해야 할 질환들이 있다. 20대엔 하이힐로 인한 허리디스크, 30대엔 가사로 인한 목·어깨 통증, 40대엔 퇴행성관절염 등. 여자들에게 있어 세대별로 조심해야 할 주요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20대-허리디스크= 디스크는 노년층에서만 생기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젊은층도 허리통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패션에 민감한 20대에는 너무 멋만 내다가는 허리 통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멋진 S라인 몸매를 만들어주는 하이힐과 스타일을 완성하는 빅백(Big bag).

하이힐은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고 가슴과 엉덩이를 돋보이게 해 여성의 ‘S라인’을 보다 두드러지게 표현해준다. 따라서 여자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하이힐을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굽이 한층 높아진 킬힐은 150~160㎝대 초반의 단신 여성도 순식간에 늘씬한 모델체형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더욱 사랑받고 있는 유행아이템이다. 문제는 굽 높이가 높아질수록 여성들의 척추 건강은 그만큼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힐은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상호 모커리한방병원 원장은 “하이힐은 굽이 높고 좁아 발뒤꿈치를 들고 서 있는 자세가 된다. 특히 중심잡기가 힘들어 평소보다 허리가 뒤로 젖혀지게 되는데 오랫동안 하이힐을 신게 되면 척추가 점점 앞쪽으로 휘어지면서 요통,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힐로 인한 요통을 방지하려면 가능한 높은 굽은 피하고 꼭 신어야 한다면 높은 굽과 낮은 굽을 번갈아 가면서 신는 것이 좋다.

빅백은 패셔너블한 느낌을 주고 상대적으로 얼굴이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짐을 많이 넣을 수 있어 가방이 무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 무거운 가방은 보통 습관적으로 늘 메는 쪽 어깨로만 메게 되는데 한쪽으로만 메는 가방은 양 어깨의 높낮이를 달라지게 하고 몸통이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해 허리통증, 척추측만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척추측만증은 뒤에서 봤을 때 세로로 일자형이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빅백으로 인한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소지품만 넣어 무게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왼쪽과 오른쪽으로 가방을 번갈아가며 메는 습관을 들여 한쪽으로 어깨나 척추, 골반이 휘는 것을 방지한다.

◇30대-일자목= 30대에 조심해야 할 질환은 목 어깨 통증이다. 대표적인 것은 일자목.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고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 대부분이 목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2010년 발표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추통 환자가 55%가량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사와 출산, 육아로 노동 강도는 높아지고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 30대 여성은 특히 목통증, 일자목을 조심해야 한다. 이 원장은 “30대 여성의 경우 20대부터 시작된 PC, 핸드폰 사용과 더불어 설거지 등의 가사와 아이돌보기 등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일자목으로 인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자목은 정상적인 목뼈의 C자형 곡선이 외상이나 반복적인 습관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일(1)자로 펴지는 것을 말한다. 일자목이 되면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져 외부 충격이 척추와 머리로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를 납작하게 찌그러뜨려 목디스크를 유발하거나 퇴행성 질환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일자목이 되면 뒷목이 뻐근해지며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전이된다. 때론 눈도 쉽게 피로해지며 편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

일자목 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단은 자세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허리를 똑바로 펴고 턱을 아래로 당겨주는 자세와 습관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소파 팔걸이를 베고 잠이 들거나 침대에서 높은 베개를 베고 책이나 TV를 보는 경우 목뼈가 앞으로 푹 꺾이게 되는 만큼 주의하는 것이 좋다. 만약 뒷목이 당기거나 어깨가 저리는 통증이 심하다면 가정에서 따뜻한 물을 적셔준 수건이나 핫팩 등을 이용한 찜질을 하면 어느 정도 목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40대-퇴행성관절염 여성의 40대는 폐경과 함께 각종 신체 변화기 찾아오는 시기다. 이와 더불어 노후 건강이 이때 결정된다. 따라서 이맘때 노화로 인한 각종 질환에 대비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은 퇴행성관절염이다.

뼈와 뼈가 이어지는 부분인 관절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연골이 있다. 연골이 노화로 인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 퇴행성관절염이다. 주로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부터 나타나는데 무릎, 어깨, 발목, 손가락, 발가락 등 관절이 있는 부위 어디든 나타난다. 특히 폐경이 시작되는 40대 후반 여성의 무릎에서 많이 나타난다. 남성은 연골의 크기가 2.5∼3㎜인 반면 여성은 2∼2.5㎜라 관절이 쉽게 닳는다. 또 폐경으로 뼈가 약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무릎관절이 퇴행한다. 폐경 후 대사 저하로 체중이 불어나 무릎 관절에 걸리는 부하가 늘어 퇴행증세를 심화시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하면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고 다리가 O형으로 휜다. 계속 방치하면 걷기 어려워질 수 있다. 통증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따라서 이때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연골을 튼튼하게 지켜줘야 한다.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도움이 된다. 이 원장은 “체중이 1㎏ 늘어나면 관절이 받는 부담은 3~5㎏ 늘어나기 때문에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좌식생활보다 입식생활을 하는 것이 무릎 관절염 예방에 좋다”고 조언했다. 일상생활을 할 때 바닥보다는 의자나 소파에 앉고 재래식 화장실보다는 좌변기를 이용한다. 식사 때도 밥상보다는 식탁을 이용하며 걸레질도 대형밀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