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무리한 다이어트 따른 골밀도 저하 조심해야
[쿠키 건강] “임산부의 날, 내 남편은 알고 있을까?” 남편들은 임산부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얼마만큼 공감하고 있을까. 혹시 자신의 ‘주니어’가 태어난다는 기분에 들뜬 나머지 아내가 겪고 있는 고통(?)은 잠시 잊고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자. 더구나 오는 10월10일은 ‘임산부의 날’이 아닌가.
남편들에게 임신여성의 육체적인 고통은 통과의례로 비쳐지는 경향이 크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관절통’인데 임신 5개월 후부터 출산에 관여된 ‘릴랙신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관절을 느슨하게 만들고 근육과 인대를 이완해 주지만 점차 배가 불러올수록 체중이 늘고 무릎관절에 무게가 더해져 관절을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35세 이상의 ‘고령임산부’라면 고통은 더 클 수 있다. 임산부의 관절통을 발생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특히 고령에 따른 ‘골밀도 저하’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대로 놔두면 뼈에서 칼슘이 심하게 빠져나가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까지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대로라면 고령임산부의 관절통은 더 이상 통과의례 정도로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김영호 하이병원 원장은 “골밀도가 떨어지면 작은 충격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될 뿐 아니라 방치할 경우 요통, 어깨 충돌증후군과 회전근개염, 무릎의 슬개골 골관절염과 연골연화증 등 각종 척추관절질환에 노출되기 쉽다”며 “출산 후 산모의 회복상태를 지켜보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시술 및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소염제를 이용한 주사요법으로 시술이 가능하지만 관절의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1㎝ 미만의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손상된 연골판 조각을 제거하거나 봉합하는 수술이 시도된다.
그렇다면 임산부의 관절통은 고령임신의 경우에만 심해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젊은 여성이더라도 임신 전 습관적으로 굶는 다이어트를 했거나 지나친 비만이었을 경우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고 이로 인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운동부족으로 관절근육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임신을 하거나 잘못된 육아자세에서 관절에 압박이 가해져 더 나빠질 수 있다. 김 원장은 “출산 후 3개월까지는 관절을 느슨하게 하는 ‘릴랙신’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이때 구부정한 자세로 수유를 하거나 아이를 장시간 한쪽으로 안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등은 출산 시 약해진 인대와 근육, 관절 등에 무리를 줘 통증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산부의 관절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전관리가 중요하다. 임신 중 가중되는 관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뼈는 물론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임신호르몬의 영향을 받더라도 근육과 인대가 튼튼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권할 수 있는 산모의 운동은 1시간 이내의 무리가 가지 않는 임산부 전용요가나 산책과 같은 가벼운 걷기 등이 추천된다.
이와 함께 생활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원장은 “일부 산모들의 경우 태아의 무게 때문에 배를 내밀고 팔자걸음으로 걷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보행 자세는 관절에 하중을 늘려 관절통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또 허리에 통증이 있는 산모의 경우 침대가 아닌 바닥에 요를 깔고 자면 허리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는 허리 근육을 뻣뻣하게 만들어 오히려 요통을 초래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고령산모 ‘관절통’, 놔두면 큰 병 된다
입력 2011-10-05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