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주민 성금으로 군부대 TV·탁구대 구입
[쿠키 건강] 대한적십자사가 올해 2월 21일 연평도에 3차 지원을 하면서 전체 모금액의 20%를 차지하는 1억7757만6160원을 주민들의 생활필수품과는 거리가 먼 군부대 위문품 구입에 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낙연(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21일 연평도에 지원한 성금이 군부대의 42인치 TV 30대와 탁구대 17개, 카메라와 복사기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는 작년 11월 연평도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3개월 동안‘연평도 포격 피해 돕기 모금’을 진행했고 그 결과 8억8478만3745원의 성금과 기부품이 모였다. 적십자사는 이 돈을 올해 1월 21일 1차로 전체 모금액의 18%인 1억5876만5000 원을 주민들 난방유 구입비로 지원했고 이어 2월 1일에 13%인 1억1836만9390원을 주민들 생필품과 군인들 장갑 구매 비용으로 쓰는 등 8월 5일 마지막 지원분까지 전액을 모두 지원했다.
이낙연 의원은 “적십자사가 3차 지원을 하던 2월 21일은 아직 주민들 사는 곳이 복구가 안됐던 시점인데, 군부대에 이런 물품을 지원한 것이 타당하냐”며 “작년에 아이티 구호 성금의 미집행이 문제되자, 같은 지적을 우려해 졸속 집행을 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 아닌가싶다. 찜질방에 머물며 아무런 지원이 없다고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보낸 성금이 이렇게 쓰였다는 걸 국민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연평도 피해 주민위해 성금 모와줬더니…
입력 2011-10-04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