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마지막 국감-복지위] 적십자사, ‘침묵의 병’ C형간염 의심 혈액 오진

입력 2011-10-04 09:40
[쿠키 건강] 대한적십자가 불량 진단시약을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승용(민주당) 의원이 적십자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도 C형간염항체 확인검사시약 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생명과학 ‘엘지 에이치씨디 컨펌’(LG HCD Confirm) 진단시약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다른 2개 회사의 시약은 C형간염을 100% 잡아냈으나, LG의 진단시약은 95.1%밖에 못 잡아냈다.

문제는 적십자가 2007년부터 2011년 6월까지 5년 동안 다른 회사의 진단시약은 사용하지 않고, LG의 불량 진단시약만을 사용해 1만7002건(유닛)이나 혈액을 검사했다는 점이다.

이 불량 진단시약은 1차 검사를 통해 C형간염에 걸렸다고(양성) 판정된 혈액에 대해 2차 확인검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그렇다면 1차 검사에서 C형간염 양성으로 판정된 1만7,002건의 혈액 중에서 4.9%가 정상 혈액이라고 잘못 진단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833건의 C형간염 의심혈액이 정상 혈액으로 유통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매년 5000건 이상 보고되는 C형간염은 한번 걸리면 80% 정도가 만성으로 진행되나 초기에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질병’으로 불리고 있다.

적십자사의 잘못된 혈액관리로 인해 아무것도 모르고 수혈 등을 통해 C형 간염에 걸린 사람이 발생했을 수 있다.

주 의원은 “해당 진단시약을 5년이나 사용하고 이제야 불량인 것을 알게 됐는데 이는 적십자가 진단시약 평가를 매년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C형간염 외에도 어떤 질병을 막론하고, 진단시약의 효과에 대해 매년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