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10세 이하 아동기 건강관리를 통해 성인 고혈압 예방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또 아동 비만이 증가하고 있지만, 비만과 관련이 깊은 아동기 혈압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10대 아동에서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과 강영호 교수(사진)는 ‘시계열적 아동기 혈압 변화의 결정요인 탐색’ 논문을 통해 지난 1일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심장·혈관 계통 학술지인 ‘Circulation’지(誌) 최근호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혈압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비만 환자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고혈압 유병률은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혈압 감소에 약물치료와 금연, 운동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동기 요인도 고혈압 발생에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강영호 교수는 1998년도부터 2008년까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4차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내용 중 10~19세 아동 5909명의 혈압을 분석했다. 20세 이전 소아청소년기 혈압을 분석한 이유는 이 시기가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으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아 혈압감소 원인을 밝히기 쉽기 때문이다.
강영호 교수의 분석 결과 지난 10년 동안 평균 수축기 혈압은 남아는 1998년에 평균 115.6mmHg에서 꾸준히 감소해 2008년에는 106.9mmHg로 8.7mmHg 줄었다. 여아는 1998년 111.8mmHg에서 2008년 101.8mmHg로 10.0mmHg 감소했다.
또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아동기 고혈압 기준에 따른 고혈압 유병률을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고혈압 유병률은 52~86%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연구 논문에서는 “성인 고혈압은 어릴 때 형성된 혈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번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나라 아동의 혈압이 낮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고혈압 관련 질환 사망의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10~19세의 혈압은 10세 이전 시기에 형성된 혈압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아동기 혈압 변화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10세 이전 시기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강영호 교수는 10세 이하 아동의 혈압을 낮출 수 있는 요인들로는 출생체중 증가, 모유수유, 엄마의 흡연율 감소, 소금섭취량의 감소, 채소나 과일 섭취량의 증가, 설사로 인한 탈수 감소 등을 꼽았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대상이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우리나라 아동임을 미루어 볼 때, 채소나 과일 섭취량 증가, 의료 환경의 개선으로 인해 영유아기 어린 아이가 자주 경험하게 되는 탈수 증상이 감소했다는 점 등을 혈압 감소의 중요한 원인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 논문의 밑바탕에는 국민건강영양조사라는 대표성 있는 국가 공공 자료가 활용됐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강영호 교수는 “성인기 혈압은 고혈압 진단 후 약물 복용, 금연, 운동 등의 행동변화에 민감하지만 아동기는 이들 요인의 영향이 적다”며 “어린 시절의 건강상태가 평생의 건강을 결정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아동기 영양 상태와 위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10살 이하때 건강관리, 성인 고혈압도 예방 가능
입력 2011-10-03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