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최근 카페인 ㎖당 0.15㎎ 이상 함유된 액체식품의 경우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구 표시가 의무화된다. 커피와 초콜릿, 녹차 등에 함유된 카페인의 어떤 성분이, 임산부, 어린이들에게 좋지 않은 것일까?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카페인의 성분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콜라 등 카페인 든 음식 먹으면 키가 안큰다?
카페인 음료 등을 마시면 키가 안 큰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이 카페인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무심코 집어 든 과자나 빙과류, 탄산음료 등에도 놀랄 만큼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콜라나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을 많이 먹으면 키가 안 크는 것일까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사실”이라며 “녹차, 커피, 홍차, 코코아, 허브차 등에 포함된 폴리페놀 성분은 철분 흡수를 50~70%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 자체가 성장을 억제하기보다는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 경우, 다른 음식에 함유된 칼슘 및 철분 흡수를 방해 해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경희 교수는 “무심코 먹이는 초코아이스크림, 초코케잌 등에서 아이들이 하루 동안 섭취해도 되는 카페인 양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며 “초코우유가 아닌 흰우유, 초코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과자는 초코렛이 없는 과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등 생활 속 식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신 중 카페인 섭취, 기형아 유발?
일반적으로 커피는 기호식품이고, 그 유해성에 대해 대규모 임상연구 등을 통해 입증된 바는 없다. 또 개개인에 따라 한 잔만 마셔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10잔을 마셔도 잠을 잘 자는 사람도 있는 등 느끼는 차이도 크다.
문제는 카페인이 실제로 생체막을 자유롭게 통과하기 때문에 임신 중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경우 태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일반적인 문제는 저체중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신 기간 중 매일 3잔 이상의 커피나 6잔 이상의 카페인 음료를 마셨을 경우에는 태아 기형까지도 생길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임신부의 경우 커피 한 잔을 마셨을 때 체내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의 반감기가 18~20시간으로, 일반 비흡연성인(5~7시간)에 비해 3배 가까이 길기 때문에 과다섭취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점은 카페인이 커피에만 들어있다는 오해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차를 즐겨하는 임산부들이 있는데 이 역시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원두커피에 카페인이 100g 당 1200mg 함유된데 비해, 홍차나 우롱차에는 1500mg, 녹차에는 1000~1500mg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찬물에 우려먹는 녹차는 두 배 가까운 2000~23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이 인체이 미치는 영향은?
카페인은 식물성 알칼로이드에 속하는 흥분제의 일종이다. 천연 카페인은 견과류, 종자류 및 몇몇 식물의 잎 등에서 얻을 수 있다. 카페인을 함유한 식품 중 대표적인 것이 커피, 차, 초콜렛, 두통약, 콜라 등이다.
같은 무게의 차 잎과 커피콩을 비교해보면 차에 훨씬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실제 커피 한 잔에 소요되는 커피콩의 양이 차 한 잔에 소요되는 차 잎보다 많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차 한 잔보다는 커피 한 잔에 더 많은 카페인이 포함된다.
카페인은 체내 흡수 속도가 매우 빠르다. 혈관을 통해 5분 이내에 우리 몸 전체에 확산된다. 카페인이 체내에 흡수되면 부신을 자극해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뇌, 심장, 골격근, 신장의 활동을 항진시킨다.
먼저 심장의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수축력이 높아지고 심박 수가 늘어난다. 그 결과 혈압이 오르고 맥박이 빨라진다. 다음으로 신장의 활동이 촉진되면 수분의 배설량이 늘어나는 등 카페인은 이뇨제 작용도 한다. 하루 1g의 카페인 섭취는 장기적으로 혈압을 낮추고 부종을 치료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기초대사속도를 10~20% 정도 빠르게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카페인은 위에 작용해 위산분비를 자극하고, 소화기관 근육 및 혈관이 이완될 수 있어 궤양 환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을 과다 복용할 경우(250㎎ 이상)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불안, 초조함, 신경과민, 흥분, 불면증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 근육운동과 관련해 호흡이 가빠지며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카페인 치사량은 10g인데, 이는 한번에 커피 100잔을 마시는 분량으로 사실상 섭취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카페인이 우리 인체에 나쁜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권태감, 편두통, 고혈압성두통을 치료하는 약리작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약제이기도 하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각성효과와 피로회복,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도 있고, 근육의 피로를 경감시키고, 활동성을 증대시키기도 한다”며 “카페인 권장량은 성인이 하루에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 당 2.5mg 이하”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너무나 친숙한 ‘카페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입력 2011-09-28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