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마지막 국감-복지위] 주사기 등 병원감염 해마다 증가

입력 2011-09-27 15:16
[쿠키 건강] #2011년 2월 24일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A정형외과 의원은 약화사고 의심사례를 보건소에 신고했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처방을 내린 입원환자 중 4명에게서 패혈증이 발생한 것이다. 이중 흉추압박골절로 입원했던 60대 여성은 입원 1주일 이후인 2월 22일 최초로 패혈증 증상을 보였고, 10일 뒤인 3월 3일에 사망했다. 나머지 환자들은 치료 후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진행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4명의 환자는 모두 외상용 소염제인 ‘멜프로스’를 정맥주사로 처방받았으며, 그 외에 외부요인에 의한 감염을 의심할만한 침습적 처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은 ‘멜프로스’ 2mL 앰플 3개를 절단해 10mL 주사기에 담고, 5%포도당용액 500mL 팩의 약품주입구를 통해 멜프로스 6mL를 주입한 후 혼합해 사용하는데, 특별히 오염을 의심할만한 일이 없는 한 매 정량시마다 주사기를 교체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병 고치러 갔다가 오히려 병을 얻어오는’ 사례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유재중(한나라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병원감염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의 경우 2008년도 7.67, 2009년도 7.66에서 2010년도 8.40으로 감염률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위독한 환자가 많은 중환자실의 병원감염률은 2008년도 7.18, 2009년도 7.56, 2010년도 7.65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수로 계산해 보면 작년 한 해 동안만 63개 병원에서 3,965건의 중환자실 병원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전국 수술부위 감염체계 구축 및 운영 연구결과연구용역보고서에는 수술부위별 감염실태가 상세히 보고되고 있다.

감염률이 높은 수술부위로는 직장 4.49, 대장 4.41, 위 3.50 순으로 주로 소화기계통에 대한 수술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건수가 많지 않았지만 제왕절개술을 시행하는 중에 감염된 경우도 1년 동안 7건이 발견됐다. 조사된 전체 제왕절개 수술건수가 1,113건임을 감안했을 때 7건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다.

유 의원은 “병원감염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임에도 국민건강수호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할 일선 병원에서는 경영수익․의료보험수가 등의 문제를 이유로 병원감염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병원감염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게 될 경우, 병을 낫게 하는 병원이 병을 만드는 건강사각지대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의료기관 스스로 감염관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병원감염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원만히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