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정신질환 조기예방 클리닉’ 진료 돌입
[쿠키 건강] 국내 최초로 다양한 검사를 통한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워 정신질환을 조기에 예방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서울대병원(원장 정희원)은 정신분열병을 비롯한 정신병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사전에 발견하고, 최신 진단과 치료로 정신병을 예방하는 ‘정신질환 조기예방 클리닉(책임교수 권준수, 신경정신과·사진)’을 개설하고 10월부터 본격 진료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정신질환 조기예방 클리닉은 정신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일주일 내에 선별평가와 전문가 면담평가, 인지기능평가, MRI 촬영, 뇌파 촬영 등을 실시한다. 이를 통합해 임상적 판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 발병을 조기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개인의 증상에 따라 소량의 약물치료를 하거나, 본인이 겪는 증상에 대한 대처방식을 수정하는 인지행동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정신증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 환자들은 피해망상, 환청, 현실 판단력 손상과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야 심각성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하지만, 고위험군 환자들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위험군 환자가 질환 발생 전에 적절한 진료를 받으면 정신병 발병 위험을 줄이고 조기 예방도 가능하다.
고위험군 환자들은 상당기간(대개 일년 정도)에 걸쳐 대인관계의 어려움, 이전에 비해 자신이 달라져 있다는 느낌, 의심, 우울감과 불안, 불면, 집중력의 저하 등과 같은 일반적이고 미묘한 증상들을 겪으며, 일상 생활을 잘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이미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대뇌 피질의 손상이나 인지기능의 손상, 뇌의 기능적 연결성에 문제가 시작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 2명 이상의 가족들이 정신분열병 등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정신병 발병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권준수 책임 교수는 “고위험군의 발견과 조기 치료는 정신분열병과 같은 심각한 정신병의 증상과 후유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그 동안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최선의 관리와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준수 교수는 정신분열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2004년부터 정신분열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인구를 미리 찾아내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한 고위험군 연구를 국내 최초로 시작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150명이 넘는 고위험군 들을 발견해 지속적으로 평가, 치료를 시행중이다.
권 교수는 정신병으로 발병하기 전에 이미 뇌피질 두께의 감소, 청각기능의 장애, 인지기능장애 등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가족 중 2명 이상이 정신질환을 가진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들에서도 뇌의 구조 및 기능에서 조금씩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규명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서울대병원 국내 최초 정신질환 조기 예방 시스템 구축
입력 2011-09-26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