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당기고 척추 곧게, 가슴 활짝 편 자세 발성에 좋아
[쿠키 건강] 말할 때 곧고 바른 자세는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구부정한 자세에서는 충분한 호흡이 이뤄지기 힘들고, 성대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건강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생활하는 직장인과 학생 등, 습관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 맑고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데 악영향을 끼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이러한 자세 역시 올바른 발성을 방해하는 원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습관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면 발성을 돕는 설골(혀 뿌리의 V자 모양 뼈)과 갑상연골(후두부 중앙에 위치한 연골) 주변의 근육이 늘어나거나 경직돼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 같은 음성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안철민 원장은 예를 들어 긴장피로증후군으로 목소리가 떨리는 환자의 경우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어깨가 경직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자들은 바른 자세로 발성을 유도하는 것 만으로 증세가 크게 호전 된다면서, 바른 발성을 위한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몸 쭉 펴는 올바른 자세, 맑고 고운 목소리 원천
바른 발성 자세의 본보기는 성악가들의 자세다. 성악가들은 몸을 일직선으로 곧게 편 상태에서 턱을 당기고 어깨와 가슴을 활짝 펴고 발성을 한다. 이렇게 어깨와 가슴을 쫙 편 바른 자세에서는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고 폐 기능도 원활해져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온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경우 어깨와 등을 구부린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호흡조절 능력이 감소된다. 발성은 폐로부터 나오는 호기(날숨, 즉 내뱉는 숨)에서 시작되는데, 충분하고 강한 호기가 있어야 후두근육이 정상적으로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잘못된 자세에서는 폐의 용적이 줄어들면서 단순히 목청으로만 소리를 내는 경향을 보여 성대가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가슴뿐만 아니라 허리가 굽어 있는 경우도 복부 근육 약해져 충분한 호흡을 방해해 음성 변화가 생기게 된다. 허리가 굽게 되면 복부 외측근육의 긴장으로 복부를 지지해주지 못하고 복부 근육이 이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발성 시 복부의 지지가 약해져 음성을 강하고 균일하게 내지 못하게 함으로써 성대 접촉이나 점막 진동이 불완전해진다. 이로 인해 성대 근육들이 불완전한 접촉을 보상하기 위해 과도한 움직임을 보여 음성의 변화가 발생한다.
또 턱을 몸 쪽으로 당겨 목을 과도하게 앞으로 빠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긴장피로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경추가 정상적인 C자가 아니라 직선이나 역C자 모양으로 돼있는 걸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이렇듯 잘못된 경추 모양은 단순히 신경 증상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경추 모양은 발성에 연관된 경부외근과 내근에도 영향을 줘 성대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변화를 일으키는 등 음성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한 연습 필요, 음성질환 의심 때는 전문 치료 받아야
가슴과 어깨를 펴고 폐의 용적을 확장시키는 자세 취하고, 가슴과 배의 근육을 적절히 활용해 발성을 하면 성대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평상시 턱을 몸 쪽으로 약간 당기고 눈은 정면의 15도 정도 위쪽을 응시해 똑바로 선 채 발성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벽이 있다면 먼저 발뒤꿈치와 양 엉덩이, 양 어깨가 벽에 닿게 한 뒤 발뒤꿈치를 벽에서 약 5센티미터 정도 띄어 준다. 이런 상태에서 어깨를 활짝 펴고 팔을 자연스럽게 내린 뒤 편안한 발성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책 읽는 연습을 하면 올바른 발성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하루 아침에 이런 자세를 습관화하기는 어렵다. 평소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노력하고, 틈틈이 연습을 하면 건강한 목소리를 가꾸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목소리 이상상태가 심각하고 혼자 훈련하기 힘들다면 전문적인 치료와 교정을 받을 수도 있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발성에 이상이 있는 경우 전문병원에서는 긴장된 후두근육이나 잘못된 호흡법 등을 교정하는 발성재활 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
맑고 고운 목소리 원천은? ‘가슴 활짝 곧은 자세’
입력 2011-09-23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