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유치원 실내화 통해 무좀 발생… 수영장, 가족, 애완동물 통해서도 옮아
[쿠키 건강] 우리 아이가 발가락이나 머리를 긁고 있다면 혹시 ‘무좀’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어린이들은 무좀에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예전에 비해 달라진 생활방식은 어린이들도 무좀균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를 둔 주부 이모(38)씨는 아이가 자꾸 발가락이 가렵다며 긁기에 살펴봤더니 발가락 사이사이가 짓무르고 각질이 벗겨져 있어 깜짝 놀랐다. 무좀 증상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애들도 무좀에 걸리나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부과에서 균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무좀이었다. 원인은 유치원 실내화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아들을 키우는 주부 최모씨도 아이 머리를 자르러 미장원에 갔다가 머리에 빨간자국과 부스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에 갔다. 진단 결과 두부백선이었다. 집에 무좀환자가 없는데 어떻게 머리에 무좀이 생길 수 있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원인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였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아이들에게 무좀이 생기는 빈도는 낮지만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활동량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늘 신는 실내화를 통해 무좀균이 번식하기 쉽고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 등으로 무좀이 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맨발로 실내화 신지 말고 실내화는 땀 흡수력 좋은 것 선택해야
어른이 비해 딱 맞는 구두나 운동화를 오래 신지 않고 생활하는 아이들은 가족 중 무좀환자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무좀에 걸릴 확률이 낮다. 하지만 최근엔 대다수가 맞벌이 부모 가정이라 어린나이부터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등의 교육기관에 다니기 시작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대부분 하루종일 실내화를 착용하는데 이런 장시간 실내화 착용이 아이들에게 무좀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양말을 신지 않고 맨발로 실내화를 신거나 땀흡수력이 낮고 통풍이 잘 안되는 실내화를 신고 하루종일 생활하는 것은 무좀균의 공격을 받기 쉬운 상태를 만든다.
어린이 무좀의 증상은 성인 무좀의 증상과 동일하다.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면서 각질이 벗겨지고 매우 가렵다. 그러나 발에 증상이 생겼다고 무조건 무좀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신발이나 외부 이물질이 발에 닿아 생긴 접촉성 피부염이거나 습진 등 기타 다른 질병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에서 무좀균 검사를 한 후 치료를 해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무좀약은 복용하지 않고 항진균제 연고를 1일 2회씩 발라준다. 각질이 심하게 벗겨지고 진물이 나면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항진균제를 사용하기 전에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있으면 2차 세균 감염을 먼저 치료해 주고 무좀 치료를 해야 한다.
항균 비누로 사용해 깨끗이 발을 씻고 발가락 사이사이의 물기를 없앤 후 항진균제 연고를 4~8주 정도 꾸준히 발라주면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무좀은 치료해도 재발이 잦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먼저 발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말린다. 땀을 많이 흘리는 어린이의 경우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갈아 신거나 통풍이 잘 되는 넉넉한 실내화를 신는다. 실내화도 자주 빨아 청결을 유지하고 무좀 환자가 있는 가족은 양말, 수건, 슬리퍼 등은 따로 사용하도록 한다.
◇애완동물 무좀여부 반드시 확인하고 머리 깨끗이 관리해야
머리에 생기는 무좀인 두부백선은 주로 환자와의 접촉이나 애완동물과의 피부접촉 등으로 감염된다. 드물게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미는 바리깡에 의해 간접적으로 옮기도 한다.
두부백선에 걸리면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지만 두피에 회색이나 붉은색 비듬이 일어나며 심해지면 머리카락이 부러지거나 군데군데 빠진다. 머리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작은 자국이 여러 군데 나타나기도 한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고름집이 형성되면서 탈모가 심하게 되는데 이를 독창이라고 한다. 두피에서 각질과 비듬이 심하게 떨어지면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두부백선은 병변이 지루성피부염과 비슷해 혼동될 수 있는 만큼 피부과에서 의심되는 부위에 우드등(wood’s lamp) 검사를 하거나 직접 비듬이나 머리카락을 현미경으로 검사해 피부사상균이 있는지를 확인 후 치료한다.
두부백선 치료는 일반적인 발무좀보다 다소 어렵다. 항진균제를 처방하는데 환부에 바르는 연고만으로는 효과가 약해 먹는 항진균제를 함께 써야 한다. 또한 두부백선 증상이 나타난 부위의 머리를 짧게 깎아 머리카락으로 인한 번식을 막고 머리를 자주 감아 깨끗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증세가 심해져 2차 세균 감염이 있으면 항생제를 복용하며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를 먹기도 한다. 강진수 원장은 “치료가 되면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한 염증으로 머리의 뿌리가 파괴되고 영구적으로 탈모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의 정기적인 검진 등 위생과 청결관리를 해야 하며 무좀균이나 피부병이 있는 애완동물은 어린이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머리 백선에 걸린 환자와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피하고 빗, 수건 등의 물건을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고 말려 항상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애들은 무좀이 없다? 어린이 무좀 주의보
입력 2011-09-22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