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약재 ‘봉삼’, 알고보니 독성간염 유발 ‘독[毒]’

입력 2011-09-22 14:13
무분별한 복용 사망에 이들 수 있어, 의학계 복용금지 권고

[쿠키 건강] 희귀 약재로 알려진 봉삼(백선)의 무분별한 복용으로 독성간염 사례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사망자와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봉삼은 중국에서 생산된 백선(Dictamnus dasycarpus)이라는 약재로, 의학계가 봉삼(백선)의 복용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2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황달 증세로 응급실에 내원한 이 모씨(56·여)의 경우 독성간염으로 간이식을 받아야 할 만큼 간 손상이 심각했다. 이 씨의 독성간염 원인은 원인 불명의 피부질환 때문에 복용했던 봉삼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주변에서 봉삼의 효능을 듣고 2개월 간 봉삼 다린 물을 하루 2~3회 복용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현재 이 씨는 딸에게 간 이식을 받고 회복중이다.

이처럼 무분별한 봉삼(백선) 복용으로 인한 독성간염 사례가 늘고 있어, 의학계는 봉삼에 대한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국내 학계에서만도 30케이스 이상 봉삼으로 인한 간 독성 사례가 보고됐으나, 봉삼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봉삼을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 전설의 약재로 알려진 ‘봉삼’은 알레르기 비염, 기침, 천식, 간염 등에 효능이 있는 이른바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매우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약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학계 전문가들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봉삼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백선(Dictamnus dasycarpus)이라는 약재로, 약재 시장이나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심지어 직접 산에서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봉삼에 의한 독성간염은 나이, 성별, 복용량, 복용방법과 무관하게 찾아오며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 장기간 복용 후 황달이나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특히 복용을 중단한 후에 간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간부전이 진행돼 사망에 이르거나,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봉삼의 위험성이 매우 심각해 무조건적인 복용 자제를 권하고 있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봉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인터넷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전달돼 심한 간염이 유발된 후 안타깝게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봉삼 복용에 의한 독성간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그 위험성이 알려진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므로 올바른 내용의 홍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