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어지럼증 ‘눈 떨림(안진)’으로 진단

입력 2011-09-20 15:27
[쿠키 건강]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어지럼증이 ‘뇌질환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인지, ‘귀 이상에 의한 말초성 어지럼증’인지를 ‘눈 떨림(안진)’으로 간단하게 감별, 진단할 수 있는 ‘진동유발안진검사’가 기존 검사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이비인후과 홍성광 교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한 ‘급성말초전정기능손실 후 진동유발안진검사: 다른 전정안구검사와의 비교연구’에서 이같은 연구성과를 도출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SCI논문인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 2011년 32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홍성광 교수는 한쪽 전정기능이 저하됐다고 진단 내려진 환자 74명에게 진동유발안진검사를 시행한 결과 86.5%인 64명에서 눈떨림을 발견햇다. 이들 모두 전정기능이 저하된 반대쪽 눈이었다.

전정기능이란 귀 속의 전정부가 담당하는 균형과 평형감각에 대한 기능이다. 전정부는 조화로운 머리와 눈의 움직임, 신체의 조정을 담당하며, 균형과 평형감각을 관장한다. 전정부에 이상이 생기면 멀미, 현기증, 메스꺼움과 더불어 불균형감과 눈의 통제 불가능함을 느끼게 된다.

◇‘진동유발안진검사’ 진단 정확도 높아

전정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눈떨림 검사로는 ‘자발안진검사’와 ‘두진후안진검사’가 기존에 많이 시행됐다.

‘자발안진검사’는 환자가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발적인 눈떨림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두진후안진검사’는 환자의 머리 위치를 천천히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눈 떨림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진동유발안진검사’도 최근에는 많이 시행 중이다. 이는 1초에 60~100번 정도 진동하는 진동기로 환자의 이마나 귀 뒤뼈 또는 목근육을 자극해 유발되는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검사다.

홍성광 교수는 논문에서 진단방법별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세 가지 검사방법에 대한 ‘ROC curve’를 만들어 AUC 수치를 산출했다. ROC curve란 진단방법의 효율성을 판단하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AUC 수치가 클수록 정확도가 높은 진단방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각 검사방법별 AUC를 비교한 결과 진동유발안진검사가 0.882로 가장 높아 진단정확도가 가장 좋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어 두진후안진검사 0.774, 자발안진검사 0.661 순으로 나타났다.

홍성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검사실에서 어려운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외래에서 간단한 진동유발안진검사를 통해 전정기능 상태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향후 간단하고 편리한 달팽이관 기능검사 개발의 이론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