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조리도구-토드백 등 손목 위협하는 복병 산재… 온찜질·마사지로 손목 근육 이완 ‘도움’
[쿠키 건강] 추석연휴는 끝났지만 명절의 후유증이 남은 이들이 있다. 명절 후 회사업무에 자녀 돌보기까지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워킹맘은 후유증을 털어낼 여유가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손목이다.
명절 연휴동안 음식 만들기 등의 가사노동으로 지친 손목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손목통증의 경우 다른 관절질환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쉬어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쉴 틈 없이 업무와 가사일, 육아를 해내야 하는 워킹맘의 손목은 손목터널증후군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워킹맘의 손목을 위협하는 세 가지 요소는 육아-가방-무거워진 조리도구 등이다.
◇여성에게 특히 많은 손목터널증후군, 쉴 틈 없는 워킹맘도 요주의
손목에 통증이 있거나 엄지나 검지, 중지 및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때로는 감각이 떨어지는 듯 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점점 진행되면 손목에 힘이 없어지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손목 안에는 인대와 뼈로 둘러싸인 작은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이 있는데 이 터널 안으로 신경과 힘줄이 지나간다. 오랫동안 손목을 무리하게 쓰면 인대가 부어 손목터널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팔에서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병으로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아기 안을 땐 팔로 지지하고 수유 시엔 팔 쿠션 필수
워킹맘의 손목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육아다. 아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안고 들어올리고 수유하는 등의 동작은 손목에 큰 부담이 된다. 특히 하루 종일 업무로 손목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10kg이 넘는 아기를 손목의 힘으로 지탱해야 하는 일은 손목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를 안을 때는 손목보다는 팔로 지지해 온 몸에 힘이 골고루 분산되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수유 시에도 손목으로 아기를 받치지 말고 팔 아래 쿠션 등을 괴어서 최대한 손목에 하중이 가지 않도록 한다.
◇건강에 좋은 주물냄비, 손목건강 위해서는 퇴출순위 1위
워킹맘의 손목터널증후군 위험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복병은 바로 조리도구다. 최근 조리도구의 트렌드는 건강과 디자인.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 걱정이 없고 조리 시 재료의 영양을 고스란히 지킬 수 있다고 해서 인기가 높은 것이 주물냄비다. 컬러풀한 색상도 인기에 한 몫 한다. 그런데 문제는 무게다. 직경 20cm를 조금 넘는 보통 크기의 주물냄비가 3~4kg이나 된다. 여기에 음식까지 담기면 5kg은 쉽게 넘긴다.
또한 최근에는 가스레인지를 대체하는 인덕션의 보급도 늘어나고 있는데 인덕션용 냄비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인덕션용 냄비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스테인리스 냄비로 주물냄비 보다는 가볍지만 이 또한 일반 냄비보다는 무겁다.
손목이 아프거나 저리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실제로 들어봐서 가볍다 싶은 정도의 냄비를 고르고 손잡이가 하나 밖에 없는 편수냄비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냄비가 크면 한 번에 담는 음식의 양도 자연히 많아지기 때문에 20cm 이하의 작은 냄비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손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손목에 걸치는 토드백 보단 백팩이 손목 건강에 유리
가방을 손목에 걸치고 다니는 습관도 손목터널증후군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가죽 소재의 가방은 가방 자체의 무게도 많이 나가는데 여기에 화장품과 스마트기기 등 소지품까지 더해지면 3kg이 넘는 경우가 다반사다. 패션을 위해 손잡이가 짧은 토드백을 선택하면 가방무게를 손목으로 온전히 받쳐야 하기 때문에 손목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손목에 부담을 줄이려면 가죽보다는 천이나 비닐 소재가 적당하고 굳이 가죽을 고른다면 비교적 무게가 덜 나가는 가방을 선택하도록 한다. 손목에 드는 토드백보다는 어깨에 메는 숄더백이, 이보다는 양쪽 어깨로 무게가 분산되는 백팩이 손목 등 관절이나 척추건강을 위해서라도 좋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든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질환이지만 젊은 여성도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며 작은 충격에도 손목 힘줄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근육과 관절, 인대가 남성에 비해 연약한 편인데 집안일 등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 손목터널증후군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 등 손목을 가능한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온찜질과 마사지로 손목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주사요법을 통해 인대와 신경 주위의 염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워킹맘의 손목터널증후군 예방법]
1. 식기나 냄비는 무게를 가장 먼저 고려하고 냄비는 양수냄비를 쓴다.
2. 가방은 되도록 양 어깨에 메며 합성피혁이나 양가죽 등 가벼운 소재를 고른다.
3. 컴퓨터 작업 시 손목 받침대를 써서 손목과 손가락의 높이를 맞춘다.
4.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시간을 최소화한다.
5. 빨래를 손으로 짤 때는 욕실 수건걸이에 걸쳐서 아래쪽을 양손으로 잡고 비튼다.
6. 근육강화를 위한 덤벨 운동 시에는 1kg 안팎이 적당하다.
7. 팔을 어깨높이로 뻗은 후 손목을 90도 아래나 위로 꺾어 반대쪽 손으로 20초간 가볍게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반복한다.
명절 후에도 휴식 없는 워킹맘, ‘손목터널증후군 주의’
입력 2011-09-17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