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코골이는 이혼 사유의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골이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하지만 코골이를 없애는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는 코골이를 일으키는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골이를 유발하는 질환의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체중을 줄이고 잠버릇을 고치며 술과 담배만 끊어도 코골이는 좋아진다.
◇코골이와 함께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 고혈압이나 뇌졸중 일으키기도
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코를 통한 정상적인 호흡이 되지 않아 입으로 숨을 쉴 때 기도가 좁아지면서 이곳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에 의한 진동 때문에 발생한다. 보통 비만이나 코 안의 물혹, 종양 등이 원인이 돼 나타난다. 단순히 코를 고는 것 자체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지만 심하게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할 경우 문제가 된다. 수면 중 발생하는 코골이는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줘 눈총을 받기 일쑤지만 수면무호흡증이라면 고혈압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체중 조절-수면자세 교정-금주·금연’만 실천해도 코골이 좋아져
코골이를 없애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것은 생활요법이다. 체중조절과 수면자세, 금주·금연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코골이 증상이 줄어든다. 코골이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첫손에 꼽히는 것은 바로 비만이다. 코골이가 있는 성인 10명 중 8명은 비만환자일 정도로 코골이와 비만의 관련성은 크다. 살이 찔 때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목 안쪽으로도 지방층이 쌓인다. 이로 인해 구조적으로 숨길이 좁아지는 것은 물론 숨을 들이킬 때 기도가 버티는 힘을 떨어뜨려 기도가 좁아진다. 그 결과 숨의 흐름이 고르지 못해 드르렁 드르렁 하는 잡음이 나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인 코골이 환자의 경우 체중만 정상으로 줄여도 코골이가 한결 좋아진다.
코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잠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반듯하게 누워 자면 혀나 목젖 등이 뒤로 처지면서 기도가 더 좁아진다. 이에 비해 옆으로 누우면 이런 구조물이 옆으로 기울어져 숨길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
마지막으로 술, 담배를 삼가야 한다. 알코올은 호흡을 느리고 얕게 하며 평상시보다 인후 주위 근육을 이완시켜 공기통로를 막기 때문에 숨길이 더욱 좁아진다. 평소에 코를 골지 않던 사람도 과음을 한 날에는 코골이가 나타나는 것이 이 때문이다. 흡연 역시 코와 목 주변 근육을 처지게 하고 건조하게 만들어 코골이를 악화시킨다. 코골이가 걱정이라면 금주, 금연은 필수다.
◇코골이 수술해도 생활습관 개선 안되면 코골이 재발 가능성 높아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살펴봐야 하는 것은 코골이를 일으키는 질병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코 막힘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으면 이것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다면 코나 편도선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코골이와 관련된 질환을 치료한 뒤에도 체중조절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코골이는 언제든지 재발하거나 다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비만인 사람이 감량을 통해 정상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코골이 환자들이 이 지점에서 실패하고 만다.
◇구강 내 장치, 재발 걱정 없이 코골이·이갈이 동시 해결
코나 편도선 수술로도 완벽하게 코골이가 치료되지 않고 생활습관 개선도 힘들 때는 물리적 치료기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구강 내 장치와 같은 물리적 치료기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코골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권투선수의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구강 내 장치는 수면 시에만 착용하는 것으로 뒤로 밀려 있는 아래턱을 앞으로 빠지게 해 목 뒤를 열어줌으로써 코골이를 해소한다. 아래턱을 빼주면서 혀와 연구개가 앞으로 나올 수 있게 해 넓어진 공간으로 후두덮개와 후두의 뒷부분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져 숨 쉬는 공간이 확보된다. 코골이와 함께 이갈이 증상도 있다면 이 역시 구강 내 장치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갈이는 치아와 잇몸 손상은 물론 턱관절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코골이와 마찬가지로 교정이 필요하다.
이 장치는 윗턱과 아래턱이 분리돼 있어 입의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개인 맞춤형 장치이기 때문에 자신의 구강에 가장 잘 맞는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다. 처음 장치를 물고 잘 때는 턱이 뻐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1~4주 정도의 기간을 거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위치로 조정하면 턱관절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
“코골이, 살 안 빼면 수술도 효과 못 봐”
입력 2011-09-16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