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때문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또 갑자기 어지럼이 심해지면 중풍과 같은 치명적인 뇌졸중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갑자기 어지러운 경우 약 40% 정도는 ‘이석증’이라 불리는 ‘양성발작성체위성현훈’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이석증으로 진단받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2008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3만명 가량이 이석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는 이석증 환자가 증가했다기 보다는 예전에는 잘 몰랐던 이석증의 다양한 양상이 알려지면서, 진단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대한이과학회 도움말을 통해 이석증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석증이란?
귀[耳]에 돌[石] 이라는 한자로 이뤄져 ‘이석(耳石)’이라 부른다. 내이의 일부인 전정기관에는 ‘이석’이라 불리는 탄산칼슘 결정체들이 모여 있는 부분이 있다.
이 부위의 이석이 탈락해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도는 양상의 어지럼이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감기(혹은 상기도염)를 고뿔이라 표현하듯 이석증이라는 표현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생긴 표현이다. 감기나 상기도염과 같은 의학적인 표현은 ‘양성돌발성 두위 현훈’이다.
귀는 소리를 감지하는 부분과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부분으로 구분된다. 달팽이관이 소리를 감지한다면 전정기관은 머리의 움직임과 기울어짐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정기관중 머리의 회전 움직임은 세 개의 반고리관에서 담당하지만 중력을 감지해 공간에서의 머리가 기울어짐을 느끼는 부위는 이석 기관에서 이뤄진다. 이석기관에 있는 이석이 어떤 이유로 원래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게 되고, 특정 부위로 머리를 움직이게 되면 어지럼이 생기게 된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자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석증은 일종의 퇴행성병변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빈도가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신체의 모든 부분이 나이가 들며 퇴화되는데 이석기관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주름이 생기듯이 이석기관도 수분이 감소하고 칼슘성분이 빠져나가 이석의 생성과 소멸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비정상적인 이석들이 탈락되는 일이 증가된다.
특히 나이든 여성들의 경우 이석증이 많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골다공증과 같이 칼슘 대사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 변화가 이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증의 절반정도는 머리를 부딫쳤다든지,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 같은 내이나 청신경에 질병이 생긴 후, 수술 후나 골절 등으로 장기간 자리 보전하다 일어나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이외에 절반 가량은 아무런 이유 없이 생기는데 이런 경우를 특발성이라고 부르며, 특발성 이석증은 대부분 고연령층에서 잘 발생한다.
◇이석증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은?
대부분 아침에 눈떠서 잠자리에서 뒤척거릴 때 심하게 돌았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어지럼이 덜 생기는 머리위치도 있다. 또 머리만 땅에 대면 어지럽다고 표현하는 경우, 즉 머리 움직임에 따라 심해지는 어지럼과 이에 동반되는 구역 구토가 이석증의 주 증상이다.
속귀의 이상이기 때문에 귀에 분포하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과는 상관이 없어 통증은 동반되지 않는다.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몇 달 동안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어는 쪽 귀에 있는지 세 개의 반고리관 중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머리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눈 움직임을 검사해 보면 알 수 있다.
치료는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위치로 복원시키기 위한 머리를 특정방향으로 돌리는 수기를 통해 이뤄진다. 이를 이석치환술이라고 하고 절반정도는 한 두 번의 수기로 치료가 되며, 한 두번에 치료가 안되더라도 적절한 방법으로 반복하면 대부분 완치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석증은 재발이 흔하다”다며 “하지만 외상 이외 특정한 유발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법은 딱히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과거 경험해본 어지럼이기 때문에 놀라지 말고 재발할 경우 기존에 치료를 받았던 의료기관에서 다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귀는 혈류변화에 민감한 기관이다. 따라서 혈류변화에 영향을 주는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나 흡연도 혈관수축을 초래해 내이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건강기획-④]이석(耳石)증은 어떤 질환?
입력 2011-09-10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