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날, 건강기획-③]메니에르병을 아시나요?

입력 2011-09-09 12:01

[쿠키 건강] 얼마전 유명 여성 탤런트 A씨가 메니에르병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지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대한이과학회의 도움말을 통해 메니에르병에 대해 알아본다.

메니에르병(사진 참조)은 돌발성 난청과 변동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내이(속귀)질환이다. 갑자기 안들리고 어지러워 병원에 갔더니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놀라는 경우도 많다.

극심한 어지럼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불쾌한 증상이지만, 처음 듣는 생소한 진단명에 큰 병은 아닌지 더 놀라기도 한다. 특히 많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는 설명을 들어도 무슨 병인지 마음에 잘 와 닿지 않고 치료를 하면 낫는 병인지도 궁금해 하는 경우가 다수다.

‘나만 희귀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하는 불안감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는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메니에르병에서 더욱 실감을 할 수 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진단을 받고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메니에르병이란?

메니에르병은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가 1861년에 처음으로 기술한 질환으로 재발성 어지럼, 청력저하, 이명, 이충만감을 특징으로 하는 내이(속귀)질환이다.

어지럼증은 수십 분에서 수일까지 갈 수 있으나 대개는 몇 시간 지속된 후에 호전되며, 오심과 토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귀가 먹먹해지면서 잘 안 들리고, 이명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있을 당시에만 이명과 함께 소리가 잘 안들리는 현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력이 떨어지고 평상시에도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안에는 내림프액이 순환한다. 내림프액은 매일 일정한 양이 만들어지고 또 일정한 양이 흡수돼 내이(속귀)의 내림프액 양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에 문제가 생겨 내림프액이 쌓이게 돼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점점 부풀어 메니에르병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니에르병의 진단은 환자의 임상증상, 청력검사, 전정기능검사 등으로 하며 이중에 임상증상이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대개 이충만감 등의 전구증상을 가지며 저음부의 난청과 이명을 동반하기도 한다.

질병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만 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평상시에 청력검사를 하면 청력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는 어지러울 당시와 평상시에 청력검사를 해서 어지러울 때는 청력이 떨어졌다가 어지럼증이 회복된 다음에는 청력이 정상으로 되는 것을 확인하면 메니에르병을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청신경종양과 같은 질환들을 배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로 어지럼증 극복할 수 있어

청력소실이 오래된 경우에는 회복이 어렵지만 난청발생 초기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청력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난청도 문제이지만 어지럼의 반복 때문에 일상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이비인후과학회지(2009년, 구자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발표에 따르면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어지럼증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메니에르병은 증상 반복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병에 대한 이해와 자기관리를 통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메니에르병의 치료로는 일단 급성기에는 어지럼, 오심, 구토 등을 억제하기 위하여 진정제, 진토제 등을 복용하며 가장 효과적인 약제는 이뇨제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 등을 복용하기도 하며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약물치료는 반드시 저염식 같은 식이요법과 술, 담배, 커피, 스트레스, 과로 등을 회피하고 충분한 수면으로 육체적 피로, 불면 등을 회피하는 보조요법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고막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여 전정신경을 파괴하거나 내림프낭 감압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의하면 메니에르병으로 진단받은 458명의 환자 중에 약 55%에 해당하는 251명이 저염식, 충분한 수면 등의 생활요법 및 이뇨제등의 약물치료로 증상조절이 가능했으며, 수술적 요법 등이 필요한 환자는 5명 내외로 1%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환자는 생활요법과 약물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박홍주 교수(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구자원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대한이과학회